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연치유 Apr 03. 2024

성적이 걱정이다

2022, 홍콩 견문록下 - 1화

*** 2022, 홍콩 견문록 - 상 에 이은 내용입니다.



10/9(일).


 홍콩에 오고 약 1개월이 지났다. 주말에 밖을 돌아다니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공부법을 연구하는 데에 시간을 썼기 때문이다.


 사실 성적에 대한 고민은 저번달 14일부터 시작했다. 실험 수업인데 직전에 쪽지시험(pre-lab test)이 있는 것을 학교에 도착하고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그래도 그동안 공부한 게 있으니 잘 보겠지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1차 90점. 잘 보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200점 만점이었다. 탈락해서 2차 시험을 보았지만 그럼에도 110점밖에 못 맞았다. 조금 충격이었다.


 그러고보니 홍콩에 와서 게임을 찾았던 것도 그때 무렵이었다. 그 때는 오랫만에 땡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성적이 낮은 것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 아닐까.


 최근 공부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2주 전 일요일에 공부하러 3시간 동안 앉아있기는 했지만, 뭔가 집중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운동을 못해서 호흡이 얕아진걸까?'

 '혹시 향수병같은게 있는게 아닐까?'


 괜히 이런 잡다한 생각이 들고, 공부를 할 때에도 적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우겨넣을 수 있는 '효율적인' 공부법을 찾느라 오늘 하루를 다 썼다. 막상 공부를 안 한 것은 아니라서 죄책감은 덜해졌지만, 막상 요새 낮은 성적을 확인하고 공부에 1시간 이상 집중하기 힘들어지는 내 모습을 보니 괜히 이런 생각이 든다.


 '혹시 나는 이미 공부를 할 수 없는 몸이 되버리게 아닐까?'


 고등학교 때처럼 열심히 공부하려고 핸드폰도 노트북도 치워놓아보았는데, 잘 되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다. 군대에서 나올 때는 쉰 만큼 공부가 더 잘 될 줄 알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할 걸 그랬나? 교환학생을 와서 공부가 이렇게 마음에 걸릴 줄은 몰랐는데, 괜히 고민만 많아지는 밤이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