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직 1일 차가 되었다.
어린이집을 등원하려고 바삐 움직이던 모든 것들을 한층 여유롭게 할 수 있다. 아이의 울음을 뒤로한 채
"엄마, 회사 다녀올게! 오늘은 바나나 사 올게!"라는 말들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침에 사과를 깎아본지 얼마만인지 모르겠지만, 냉장고를 열고 빨간 사과를 꺼낸다. 아이와 식탁에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하며 아침에 좋다는 사과를 돌려가며 깎는다. 아이에게 사과 한 개를 먹어보라며 자꾸만 권한다. 아이는 5cm도 안 돼 보이는 입으로 사과를 요리저리 오물오물 먹으며,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엄마, 엄마는 회사 가는 게 좋아~? 나랑 분수에서 노는 게 좋아~? "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만 같다. 이 질문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내가 어떤 것들을 놓치고 있을까? 혼란스러움이 가득이지만 아이에게 되물어본다.
엄마 "엄마는 뚝딱이랑 분수에서 노는 게 좋아. 엄마가 회사 가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
뚝딱 "응응! "
엄마 " 엄마 오늘부터 회사 안 가는데~? 그리고 엄마한테 뚝딱이는 1번인데!!! 뚝딱이한테 엄마는 몇 번이야~?"
뚝딱 "나? 엄마는 2번이야"
엄마 " 응~? 1번은 누군데 엄마 1번 아니야~?"
뚝딱 "1번은 나야 나!"
엄마 "ㅋㅋ 맞아~ 각자 본인이 가장 중요한 거지! 좋아! "
순간 아이에게 '내가 어떤 것을 잘 못하고 있었나?'라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휴직을 3주 정도 늦게 하게 되면서 아이는 우선순위를 밀렸다는 생각을 했나 보다. 알면서도 저런 질문을 했던 걸 보니 말이다. 무얼 알고 말하는 건지 모르고 말하는지 잘은 모르겠다.
난 정말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끔 이럴 때 보면 엄마의 역할은 잘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혼란스럽다.
내가 앞으로 둘째를 낳기 전까지 나를 잃지 않으며 작은 이 생명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어린이집을 보내놓고 나의 시간을 채운 후, 하원 후에 최대한 많은 교감 그리고 함께 놀이터에 가는 것 그것이 현재 내가 나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다. 나의 시간을 채우되 전처럼 너무 많은 것들 해서 체력을 잃지 않는 적정선도 찾아가아한다. 왜냐하면 나는 35주가 넘은 임산부이니까!
아이와 대화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불가피한 상황들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아이에게 맞춰줄 수는 없다. 결핍에서 우린 더욱 성장하기에 결핍을 0으로 만들어줄 생각도 없다. 하지만, 현실에 맞게 적절한 선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