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와 아첨
3-18) 공자가 말했다. "내가 군주를 섬기는 일에 예로써 최선을 다하는 것을 사람들은 아첨한다고 여긴다"
윗사람에게 공손하고 예의를 다하는 것은 아첨이 아니다. 공자는 예의에 정통한 유자(儒者)였기에, 임금을 섬기는 예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실천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예의에 정통하지 못했으니, 공자가 행하는 예의가 임금에게 행해야 마땅한 예의라는 것은 모르고, 공자를 아첨한다고 여긴 것이다.
현대에서는 질투의 감정이 개입될 때 사람들은 윗사람에게 예의를 다하는 것을 아첨한다고 여기며 뒤에서 헐뜯고, 가식적인 인간이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사회적 예의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잘 되기 위한 사사로운 마음만 가지고 예를 실천한다면 이는 비판받을 이유가 될 수 있다. 교언영색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기본적으로 공자의 윤리는 대학에서 강조하는 혈구지도(絜矩之道)로서, 자신의 마음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아랫사람이 나에게 하지 않았으면 바라는 것을 윗사람에게 행해서는 안되고, 윗사람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을 아랫사람에게 행해서는 안된다.
공자가 군주를 예로써 최선을 다해 섬긴 것은, 바로 이러한 혈구지도의 윤리이며, 서(恕)이고, 인(仁)이라는 내면적 도덕성을 표현한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