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 신호등 앞에서(서정홍)

[하루 한 詩 - 183]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빨간불이 켜지자

넓은 길 좁은 길

쉬지 않고 돌아다니던

택시도 잠시 쉰다.

배추를 산더미처럼 실은

짐차도 잠시 쉰다.

‘왕초보’ 딱지 붙은

승용차도 잠시 쉰다.

빨간 불에 걸렸다고

짜증을 내는

아버지도 잠시 쉰다.


아무리 바빠도

잠시 쉰다.


~~~~~~~~~~~~~~~~


머리가 쥐가 날 정도로

과속세상에 살다 보니

그 어지러움조차 잃었다.


아무리 바빠도 가던 길 멈추고

지금까지 돌아온 길도 보고

내 곁에 사람도 보며

한 해를 보내야만 하는

송년․망년의 시기입니다.


보내야 하는 아쉬움보다

잊어야 하는 허망함이 큰 것은

멈춰 세우는 신호등 탓이 아니고

과속으로 달려온 탓입니다.


맞이하는 신년은

어지러운 과속 세월 실려 가지 말고

달팽이의 걸음으로

10년을 1년같이 살지 말고

1년을 10년같이 사시길~!

keyword
이전 02화182. 수건 연가(서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