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24. 이별 이후(문정희)

[하루 한 詩 - 224]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이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 넣는 일이다


옛날옛날적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막혀 나 죽으면

원도 없으리라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


시간의 시계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시계가 아니다.


함께 있을 땐

쏜살같이 지나가지만

헤어져 있으면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다.


시간이 가장 긴 시계는

헤어져 못 보는 시계와

군인들의 국방부 시계다.

거꾸로 매달아도 간다는~!


죽음의 이별에는

산 사람은 먹어야 하고

헤어짐의 이별에는

남겨진 자는 잠드는 것

모두 살아야 하고

잊히기 전까지~!


숨 막혀 죽지 않고 잊히면

새 사람이 새 자리로~!

keyword
이전 13화223. 무인도(나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