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 그대에게(최영미)
[하루 한 詩 - 313] 사랑~♡ 그게 뭔데~?
내가 연애시를 써도 모를 거야
사람들은, 그가 누군지
한 놈인지 두 놈인지
오늘은 그대가 내일의 당신보다 가까울지
비평가도 모를 거야
그리고 아마 너도 모를 거야
내가 너만 좋아 했는 줄 아니?
사랑은 고유명사가 아니니까
때때로 보통으로 바람 피는 줄 알겠지만
그래도 모를 거야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오는 건 습관도 뭣도 아니라는 걸
속아도 크게 속아야 얻는 게 있지
내가 계속 너만을 목매고 있다고 생각하렴
사진처럼 안전하게 붙어 있다고 믿으렴
어디 기분만 좋겠니?
힘도 날거야
다른 여자 열 명은 더 속일 힘이 솟을 거야
하늘이라도 넘어갈거야
그런데 그런데 연애시는 못 쓸걸
제 발로 걸어나오지 않으면 두드려패는 법은 모를걸
아프더라도 스스로 사기칠 힘은 없을걸, 없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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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는 사람의 의미는
사랑이라는 마음과 결합할 때
눈물 나고 아련해진다.
그런 그대가 그대라는 놈이
한 놈이든 두 놈이든 나는 모른다.
아니, 몰라야 한다.
내가 그대를 그대라 부를때가지.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지만
나만을 향헤 움직이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건 바랄 수 없는 꿈
양다리 문어다리도 있다.
사랑은 잘 보이기 위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사랑에 사기와 거짓말이
가장 많이 함께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사랑의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