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 골목길 접어들어(손숙자)
[하루 한 詩 - 314] 사랑~♡ 그게 뭔데~?
골목길로 접어든 나의 중년
희미한 가로등 불빛을
나침판 삼아 걸어간다
후미진 길 걷고 있을 즈음
어깨 툭 치고 가며
내 외로움이 아는 척 한다
살가운 인사 나누고도
씁쓸하게 돌아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내 마음
마땅히 갈 곳이 없지만
잰걸음으로 가다 보니
또 추억이 아는 척 한다
아! 나의 슬픈 추억
어디쯤 왔을까
갈 길이 멀지 않았을 즈음
누군가 아는 척 한다면 생각해 봐야지
무엇이 나를 제일 힘들게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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잰걸음으로 걸어온 길과
잰걸음으로 가야 할 길이
가늠하기 어려운 시절이 중년이다.
삶도 사랑도
아쉬움이 더 크고
사람도 관계도
부족함이 더 크다.
그래도 가는 길에 어깨 톡 치며
아는 척하는 사람 하나 있으면
외롭지 않은 인생길이다.
중년이라고
외로움도 사랑도 모르지 않을터
가끔씩 맛있는 밥 먹을 수 있는
톡 쏘는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더욱 좋고~
없어도 혼자 놀면 그만이다.
그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