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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세월(신경림)

[하루 한 詩 - 292]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흙 속을 헤엄치는

꿈을 꾸다가

자갈밭에 동댕이쳐지는

꿈을 꾸다가…


지하실 바닥 긁는

사슬 소리를 듣다가

무덤 속 깊은 곳의

통곡소 리를 듣다가…


창문에 어른대는

하얀 달을 보다가

하늘을 훨훨 나는

꿈을 꾸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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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세월 잡을 수 없고

오는 세월 막을 수 없다는 것

모르는 사람이 없건만

세월을 물 쓰듯 헤프게 보낸다.


묘지에 핑계 없는 무덤들 없고

무언의 통곡으로 보내고 있는 것은

헤프게 쓴 시간의 업보이다.


삶이 어찌 아쉬움이 없을까.

달을 보고 하늘을 나는 꿈이라면

그래도 괜찮은 삶 아닌가.


똑같은 시간을 보내고

즐거움과 괴로움으로 나뉘는 것은

보낸 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웰리빙’이 ‘웰다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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