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8. 어쩌자고(최영미)
[하루 한 詩 - 358] 사랑~♡ 그게 뭔데~?
날씨 한번 더럽게 좋구나
속 뒤집어놓는, 저기 저 감칠 햇빛
어쩌자고 봄이 오는가
사시사철 봄처럼 뜬 속인데
시궁창이라도 개울물 더 또렷이
졸 졸
겨우내 비껴가던 바람도
품속으로 꼬옥 파고드는데
어느 환장할 꽃이 피고 또 지려 하는가
죽 쒀서 개 줬다고
갈아엎자 들어서고
겹겹이 배반당한 이 땅
줄줄이 피멍든 가슴들에
무어 더러운 봄이 오려 하느냐
어쩌자고 봄이 또 온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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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어 중의 하나가
그냥 ‘환장’도 아니고
‘대환장’이다.
심장을 뒤집어놓는다는~!
세상이 그만큼
정상적이지 못하고
제정신으로 살기 어렵다는 것
환장할 노릇이다.
아무리 속이 뒤집어져도
씨앗을 뿌리는 봄이 와야
갈아엎는다.
오는 봄을 탓하지 말고
뒤집힌 속을 바로 세울 일이다.
그래야 제정신의 새싹이
돋는 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