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 길(허형만)

[하루 한 詩 - 302]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14번 버스는

어머니에게로 가는 가슴 뛰는 길이다.

오늘도

삼십분은 족히 기다려 탄 14번 버스

어머니에게 닿는 한 시간이

번득이는 나뭇잎처럼 황홀하다.

채마밭 머리에서 어머니! 부르면

고구마 줄기처럼 땅에 박힌 얼굴이

낮달 떠오르듯

아련히 솟아오르는 어머니

비녀머리 위로 푸른 하늘 더욱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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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촌놈이 대처로 유학 나와

명절이나 방학이 되어서야

찾아간 시골집은 텅 비고

수건 두른 머리만 들판에 어른거렸다.

공부 마치고 대처에 직장 잡아

명절이나 되어야 찾을 수 있는

변하지 않는 집 마당엔

주름진 어머니 얼굴만 가득했었다.

어느덧 내가 그 나이 되어

물리적 거리는 같지만

자꾸 멀어지는 것 같은 고향집

그 힘들었을 농사일의 증표로

잔뜩 허리 굽은 어머니만 남았다.

방안 벽면 한쪽 구석에

시골 처녀의 흑백 결혼사진이

증손주 사진들과 함께

세월의 무상함을 알린다.

중학교 졸업 이후

어머니와 함께

한달살이할 수 있는

백수 생활이 고맙다.

그래도 나를 돌보았던

어머님 마음에 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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