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오후 네시의 문

프롤로그

by 박나킨

세상에는 오후 네 시에만 열리는 문이 있다.

3시 59분, 공기가 한 번 접힌다.

초침이 잠깐 머뭇하고, 손등에 얇은 빛이 얹힌다.

4시가 되면, 문과 문 사이에 아주 얇은 틈이 생긴다.


그 사이로 몇 가지가 새어 나온다.

막 갈아낸 원두의 향이,

구름 사이에 줄을 건너뛰는 바람이,

떠나기 전 강렬한 빛을 발사하는 해가.


문은 오후 네 시에만 열린다.

그때 들어가면

빚 갚은 일은 한 잔에 녹고,

미리 빌린 용기는 오늘의 아주 작은 행동으로 갚을 수 있다.

대신 대가는 작고 분명하다.


우리는 그 틈을 통해 조금 늦게, 조금 가볍게 지나간다.

누군가는 카페에서 첫 모금을, 누군가는 게이프 앞에서 마지막 보내기를,

또 누군가는 구름 아래에서 줄 서지 않는 법을 배운다.

틈은 같지 않지만, 지나가는 동안 하루가 한 칸 늘어난다.


문이 열린다.

향이 먼저 나와 길을 만든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오늘의 끝까지 걸어간다.

괜찮아. 오늘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내일의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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