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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fJesse Jul 06. 2023

아이가 있는 가족이 단독주택을 선택할 때 고려할 것들

초등학생 아이가 있는 가족이 느끼는 단독주택

    우리 가족이 사는 종로구는 인구대비 녹지가 많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그리고 종묘, 청와대 등 밀도가 낮은 건축물들이 많고, 인왕산과 북악산, 그리고 한양도성 성곽의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한양도성 둘레길은 높고 낮은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숲과 조경수가 많은 공원이 함께 어우러져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넓은 녹지를 제공한다. 서촌과 북촌, 광화문, 삼청동, 가회동, 안국동, 혜화동과 대학로 등 걷기 좋은 동네들도 많다. 요즘 서울을 포함한 많은 도시의 조경이나 인프라가 발전되면서 누릴 거리가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단독주택은 도심이 제공하는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프라이버시나 층간소음 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심 속 단독주택과 전원주택의 차이점은 연면적 및 용적률 등과 같은 규제에 대한 차이를 제외하고 그 주택이 위치한 지역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전원주택은 일반적으로 도심에서 벗어나 교외의 자연을 즐기기 위해 건설된 주택으로,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고, 여러 도시 인프라에서 멀어진다. 반면에 도심 속 단독주택은 도심이 제공하는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프라이버시나 층간소음 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특징 말고도 교육적인 측면에서 아파트 단지들과 비교 시 여러 차이점을 가진다.




    서울 도심에는 아직 인구밀도가 낮은 작은 동네가 꽤나 많다. 원래는 단독주택이 주를 이뤘던 지역이지만 주택수요가 늘어나면서 빌라나 아파트로 많이 변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의 비중이 낮고 마을이라 부를 만한 종로구에 있는 동네는 서촌과 북촌, 가회동 일대, 안국동 일대, 혜화동, 명륜동 등이 있다. 이 동네들의 특징은 나이대와 소득 수준이 다양하고, 아파트 단지가 없거나 상당히 비중이 적기 때문에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주류가 아니다. 


아파트 단지의 경우, 각각의 부모의 개성보다는 주류의 의견에 동요되는 경향이 있다.


    대단지 아파트에 살면서 느낀 점은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리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아이의 교육방식을 고려할 때, 교류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한 선호도를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는 사립 어디가 좋고, 학원은 어디가 잘 가르친다.' 등 이런 일명 '카더라'에 많이 노출이 되어 각각의 부모의 개성보다는 주류의 의견에 동요되는 경향이 있다. 평상시 나름의 독립적인 교육관을 가지고 있던 우리 부부도 이런 의견에 자주 노출이 되다 보면 '우리가 틀린 것인가?' 하는 생각을 의심을 품게 된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대학입시 위주의 우리나라 사교육과 공교육은 대학을 잘 가는 소수만이 승자가 되는 구조이다. 일부 학생만이 좋은 대학에 가게 되고 나머지는 대부분의 패배감을 느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승자독식 교육시장에 뛰어들고 싶지 않다. 만에 하나 입시에 성공해서 좋은 대학에 가게 되더라도 아이는 이미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후이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대학에 가더라도 치열하게 입시공부를 하면서 지나간 유년기를 보상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 부부는 우리 아이가 치열한 입시경쟁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 아파트 수가 적고, 학원이 별로 없는 지역으로 이사 온 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다.


    3년 넘게 이 동네에 살면서, 너무 만족감을 느낀다. 아이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학교에서 제공하는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하고, 곳곳에 있는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 아이가 원할 경우 사교육도 받는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어떤 수업이라도 그만둔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줘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참여하게 하려는 요량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부부의 교육관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하다간 좋은 대학에 가지 못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대학은 우리 아이의 목적이 아니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우리는 우리 아이가 다양성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우리가 이곳에 이사 오기 전에 같은 층에 네 가구가 살았는데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 세 가구가 오랫동안 같이 지내며 많은 교류를 했었다. 그 중 두 가구의 아이가 중학생이 되자 같이 강남의 같은 아파트로 이사했다. 나머지 한 가족도 아이가 크면 따라갈 것이라고 들었다. 강북지역에 살았던 우리는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경험했다. 아파트가 거의 없는 지역에 사는 지금은 비슷한 경험을 거의 하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가 이런 비주류 교육관을 고수하는 데에는 우리가 사는 동네나 주거형태, 즉 단독주택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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