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쩌다 단독주택을 선택하게 되었나?
우리는 3가족이다. 나와 동갑내기 아내, 그리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들.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단독주택에 살게 되었다. 여러 주거형태에 살아봤던 우리는 결국 도심 속 단독주택을 택했다. 우리가 어떻게 이 결론에 도달하였는지를 이곳에 간단히 남겨보려 한다.
굳이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우리 가족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단독주택을 고려하고 있으리라 생각되고, 적어도 인생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여러 가지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결국 아파트나 다른 공동주택을 선택하고 나름 만족해하고 있을 것이다. 내 글이 단독주택이라는 선택지를 잠깐이나마 엿볼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아파트에서 경험한 불편함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참기 어려웠다.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의 우려 속에 우리 가족은 다소 모험적인 선택을 하였다. 이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나름의 확신이 있어서였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그리 모험적이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나와 아내는 결혼하고 단독주택을 선택하기까지 거의 모든 주거형태를 경험하였는데 대부분 어느 정도 불편한 점이 있었다. 문제는 그 불편함을 우리가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중에서 아파트에서 경험한 불편함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참기 어려웠다.
가족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오면 아랫집에 피해를 줄까 하는 마음에 내내 마음이 괴로웠다.
우리가 공동주택에 살면서 겪었던 불편한 점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단연 층간소음이었다. 층간소음은 지속적이고 산발적이기 때문에 나 같이 소리에 민감한 사람은 집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럴 뿐만 아니라, 우리 아들이 발꿈치로 걸으면 조심해서 걸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나도 힘들고 아들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다. 아내도 거의 평생을 아파트 1층이나 위아래 아무도 살지 않는 단독주택 같은 곳에서만 살아서, 처가 가족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오면 아랫집에 피해를 줄까 하는 마음에 내내 마음이 괴로웠다. 그리고 아내는 특히 후각이 민감한데, 옆집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생선을 구우면 심심찮게 짜증을 내곤 했고 그걸 보는 내 마음도 편하지가 않았다.
단독주택을 적극 고려하기까지 우리 가족이 살았던 집들은 다음과 같다.
1. 약 200세대의 아파트(고층): 약 2년
2. 약 1,000세대의 아파트(저층): 약 1년
3. 타운하우스 같은 집 (1층): 약 1년
4. 상가주택 (단독): 약 1년
5. 약 50세대의 주상복합: 약 1년
써놓고 보니 결혼하고 이사를 너무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러는 동안에 우리에게 맞는 주거형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단독주택을 결정할 때도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결국, 단독주택을 선택하고 입주를 한 지 2년이 훌쩍 넘었고, 이 단독주택은 내가 결혼 후 살았던 집 중에 가장 오래 산 집이 되었다.
단독주택에 살기 시작하고 벌써 2년이 지났다. 그래서 이제 단독주택의 장단점을 비교적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브런치에 글을 남기기 시작한다. 앞으로 1년 동안 그동안 단독주택에 살면서 느낀 점 들을 하나씩 올리려고 한다. 누군가 언젠가 내가 했던 고민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