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eyoon Kim
Dec 15. 2024
제가 참 좋아하는 책,한 두어번 읽었던 책중에서
[달리는 기차에는 좌우가 없다]라는
책이 있어요.미국의 역사학자 하워드진의
자서전적인 에세이인데요.
그거보면 하워드진이라는,
[오만한 제국]도 쓰고 [미국민중사]도 쓰시고 한
이 대역사가,진보적인 실천하는 지성이신
이 학자가 전투에 참여했던 기억을
써놓은 대목이 있어요.
자신이 전투기를 몰고 폭탄을 투하했었는데
나중에 나중에 그 곳을 다시 한번
찾아가봤다구요.그 곳을 찾아가봤더니
사람들의 얼굴, 문패 그리고 집집마다
돌아다녀 보면서 자신은 그때 아무런
죄책감없이 그저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
그것이 이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다르게
만들었구나 하는 그 죄책감을 평생을
안고 지냈다고 하는 그런 대목이 있었는데,
제가 영화를 보다가 친한 친구와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막 칼로 사람을 푹푹 찌르고
그러는 영화를 보면서 눈을 막 감고 있다가
문득 "저기,있잖아.너무 잔인하지 않아"
그랬더니 그 친한 친구가요,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저게 잔인한 것같아,칼이 잔인할까?
창이 잔인할까?,가장 잔인한 것은 버튼이야"
그러는거예요.
단추 하나 눌러가지고 폭탄을 터뜨리면,
혹은 핵폭탄을 투하를 하면 우리는
눈에 보이지않는 수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는거죠.
아무런 죄책감없이,
그렇죠?
그래요.우리의 양심.
죄책감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그 순간에만
발현되는 것이 아닌지
한번쯤은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