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쌓인 산도, 단풍이 물든 산도 모두 좋아하지만, 싱그럽게 초록빛을 덧칠해가기 시작하는 봄날의 산골은 그만의 사랑스러움이 있다.
햇살이 투명하고 밝게, 그렇지만 너무 따갑지는 않게 내리쬐는 완벽한 아침 날씨였다. 바이크가 달릴 수 있는 도로로만골라 다니다 보면 작고 예쁜 시골길을 지나게 된다. 시내를 벗어나 금산면, 옹동면, 칠보면 등 이름도 낯선 마을들을 거쳐가는 길. 칠보에 들어서자 풍경이 농촌에서 산촌으로 확 바뀌면서 도로도 오르막의 구불길로 바뀌었다. 경사를 올라갈수록 도로 양쪽으로펼쳐진 초록 산들이 더욱 깊고 힘차게 굽이친다.
"너무 멋있어. 임릴 생각난다!"
임릴(Imlil)은 모로코의 아틀라스 산맥에 위치한 고산마을이다. 전북에서 전남으로 향하는 국도를 달리고 있는데 마치 모로코 산악지대의 초입을 지나는 듯한 착각이 든다.
바이커 쉼터, 담만장
오늘의 목적지인 담양에 거의 도착해갈 즈음에 바이커들의 쉼터 겸 카페를 발견했다. 마침 커피도 한잔 필요해서 잠시 멈춰가기로 했다. 야외에는 바이크를 간단히 수리해주는 서비스도 있었다.
내부에도 자리가 있었지만 날이 좋아서 다들 바깥에 앉아 쉰다. 우리도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주변 경치를 디저트 삼아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좀 부렸다.
근처에 있던 작은 폭포
얼마 안가 우리의 첫 행선지인 담양 죽녹원에 도착했다.
붑커>> 여기는 관광지인가봐. 사람이 엄청 많은데?
나>> 맞아. 특히 대나무로 유명한 곳이야. 저기가 바로 우리가 갈 대나무숲!
붑커>> 오오. 우리동네 근처에 있는 거랑 비슷해?
나>> 에이 그거랑은 비교도 안되게 크지.
죽녹원 대나무숲
죽녹원 정자에 앉아
담양에 왔으면 한번쯤 먹어줘야 하는 죽통밥과 떡갈비
죽녹원을 다녀와서는 담양을 가로지르는 영산강변을 천천히 걸어보...려고 했으나 얼마 못가 더위에 지쳤다. 5월이 May인 이유가 더울 수도 시원할 수도 있고, 맑을 수도 비올 수도 있는, 종잡을 수 없는 달이라서 may(~일 수도 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던데. 아니나 다를까오늘은 여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한낮 더위가 제법이었다. 아이들은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