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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메이트 Aug 25. 2024

시디 부지드의 거대 물고기 출몰 사건

8월. 모로코의 가장 더운 여름이면 시디 부지드 해수욕장은 수영하러 나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어진다.


시디 부지드는 사시사철 그 물이 소스라치게 차가운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한여름이 아니면 몸을 담그는 사람이 별로 없다가, 태양이 타오르는 여름 휴가철만 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바다로 뛰어든다.


모로코에 도착한 바로 당일부터 조카들은 시디 부지드로 영을 하러 가자고 노래를 불렀다.

"제발. 오늘은 삼촌이랑 이모랑 둘 다 너무 피곤하니까 담에 가자."

그리고 다음날 우린 아이들의 성화에 바로 시디 부지드로 향했다. 하루 종일 뛰어 놀고도 또 수영할 힘이 남아 있다니. 운동선수보다 더한 체력을 가진이가 누구냐고 하면 바로 어린이들일 것이다..



신기하게도 집에 있을 때는 오히려 축 쳐지더니 시원한 바다로 나오니까 기운이 솟는다. 아이들에게서 에너지가 옮아온 것일까? 수영복을 입고 조카들과 함께 바다에 뛰어들었다.

"와아아아아앙!"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물을 마실 때처럼 시디 부지드의 찬물이 배꼽에 닿자 온몸에 닭살이 돋으면서 온 세포들이 깨어난다. 우리는 손톱과 입술이 파래져서 오들오들 떨 때까지 물에서 놀았다.



수영이 끝나고는 몸을 덥히기 위해 모래사장에서 축구도 하고, 미니 테니스도 치, 모래에 파묻히기도 하며 놀았다. 깊게 판 모래 구덩이에 쏙 들어가 누웠더니 조카들이 와서 나를 정성스레 모래로 덮어주고는 무언가를 열심히 그린다.

내가 심호흡을 하자 모래가 조금씩 갈라진다.

"노노노노! 움직이지 마세요!"

조카들의 주문에 따라서 조심스레 복식호흡을 하며 기다렸다. 곧 그림이 완성됐다.  

붑커>> 잠깐, 그대로 있어봐!

남편이 사진을 찍어서 보여준다.

시디 부지드에서 가장 큰 물고기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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