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적 첨단 도시, 선전

중국- 선전

by 소울메이트

홍콩에서 중국으로 건너가기 가장 쉬운 방법을 택했다. 홍콩과 국경을 맞댄 도시 전(심천)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비행기를 타고 다른 도시로 갈 수도 있었지만 선전을 택한 것은, 홍콩에서 중국의 다른 도시들로 가는 항공편에 비해 선전에서 다른 도시들로 가는 항공편이 훨씬 저렴해서이기도 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콩-선전 경에서 내려 출입국심사를 거치고는 지하철로 선전의 중심부를 향해 달려갔다.

바이바이 홍콩

10년 전 베이징 공항에서 24시간 정도를 경유했을 때 베이징을 잠깐 걸어본 적이 있다. 큼지막한 건물들과 광장으로 착각할 만큼 넓은 도로와 거리를 채운 어마어마한 인구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 또 다른 큰 도시인 선전에 오니 처음 베이징에 내렸던 그때가 떠올랐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선 공기가 달랐다. 베이징에선 놀라울 정도로 하늘이 뿌옜던 기억이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녔더니 금세 목이 칼칼해졌고, 도로를 매운 차들은 쉬지 않고 숨 막히는 매연을 뿜어댔다. 면 선전은 처음 지하철역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들이마신 공기가 제법 깨끗하여 놀랐다. 워낙에 대국이라 도시에 따라 대기질이 달라지는 까닭인지, 아니면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그 안에 환경이 개선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전의 첫인상은 '깨끗'했다.


또 다른 점은 소음의 차이였다. 선전에는 베이징에 버금가는 인구가 살고 있지만 신기하게 어딜 가든 조용하다. 물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시끌시끌하지만 그냥 길을 걸을 때는 유난히 귀가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유는 바로 '전기차'일 것이다. 전에서는 거의 모두가 전기차, 전기바이크를 타기 때문에 자동차 배기음을 듣기 어렵다. 8차선 로 옆을 걷고 있어도 너무도 조용해서 차들이 지나다니는 것도 가끔 잊게 된다. 이렇게 전기차가 보편화된 덕에 선전의 하늘이 맑은 것 같기도 하다. 귀를 쉴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차가 가까이 오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사고의 위험도 있으니 항시 주위를 잘 살피며 다녀야 한다.


선전시


중국의 경제발전을 이뤄낸 정치인 덩샤오핑의 동상


선전시의 맑은 하늘


선전광장


선전에 오니 그동안 여행했던 다른 나라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보였다. 바로 공중화장실! 한국에서야 어딜 가나 공중화장실이 눈에 밟히니 한국사람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풍경일 것이나, 1년 동안 타지를 돌아다니며 뱃속에 신호가 오면 유료화장실을 찾거나 화장실을 빌려줄 매장을 급히 찾아 헤매야만 했던 우리로서는 눈이 휘둥그레지도록 반가 수밖에 없었다. 낭만의 도시 파리라 할지라도 골목에서 풍기는 찌린내를 맡으면 대번에 줌의 도시가 되어버리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공중화장실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인프라 아닐까 한다.

아이고 반가워라 공중화장실


깨끗한 공원의 풀밭에서 캠핑을 즐기는 시민들


화웨이 본사가 위치한 도시답게 선전에는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전자상가가 있다. 층별로 컴퓨터, 휴대폰, 드론, 헤드폰, 스피커, 장난감, 전동면도기 등등 수많은 종류의 전자기기들을 구경하다 보면 해 지는 건 시간문제다. 가격에 따라 품질도 달라지지만 가끔은 정말 질 좋은 물건을 싼값에 팔고 있기도 하여 눈썰미가 있는 소비자라면 곳이 노다지가 아닐 수 없다. 중국 현지인과 함께 오면 더 유리하다. 왜냐하면 상인들이 관광객들에게는 가격을 올려서 팔기 때문이다. 공평하고 억울할 일이지만 가끔은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모를 내 얼굴을 내세워 현지인인 척 흥정을 하기도 하고, 가끔은 외국인에게도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 착한 상인을 만나기도 하여 몇 가지 물건을 건졌다.

전자상가


전자상가 내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딘가에서 강아지 소리가 들리길래 가보니 웬 로봇이 네발로 드론 매장 안을 뛰어다니고 구경꾼들은 그 주변에서 흥미로운 표정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었다. 로봇은 유연한 관절을 움직여 폴짝폴짝 뛰기도 하고 두 앞발을 들어 몸을 일으켜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한다. '망망' 앙칼지게 짖는 소리까지 강아지와 닮았다. 매장에는 크고 작은 드론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에는 비행기의 모양을 본떠 만든 드론이나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초대형 드론도 있었다. 선전이 정말 미래를 선도하는 도시구나 알 수 있었다.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간다. 저녁에는 오늘 우리를 재워줄 카우치서핑 친구 Z를 만나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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