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숨쉬는 여행자들의 도시, 방콕

신혼여행기 #1

by 소울메이트

2022.11.01

방콕 수완나품 공항 입국수속.
입국수속은 왠지 모르게 언제나 조금 떨린다. 나쁜짓 한 것도 없는데 흠흠.

붑커>> 나 입국심사하는 분이 뭐 물어보시길래 yes라고 대답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네~' 해버렸어. 그분이 'What?!'하고 되물어보더라구 하하.
그새 한국말에 익숙해져버린 붑커였다.




11월의 방콕은 쾌적했다. 몇년 전 대학동기들과 방콕에 왔을 때가 7월이었는데 그 땐 숙소 밖으로 한발짝 내딛자마자 땀방울이 송송 맺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한국의 초여름정도 날씨라 몸통만한 배낭을 메고 걸어도 그리 많이 덥지는 않았다.

공항에서 숙소로 향하는 길, 지하철을 타고 도심으로 이동했다. 오랜만에 보는 검정색 동전모양의 지하철 토큰이 반가웠다.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지하철역 밖으로 나오자 수많은 바이크와 자동차들이 부릉거리며 빽빽히 도로를 메우고 있다. 도로변에는 길거리 음식이 즐비 마침 허기가 졌던 우리의 발길을 잡아끈다. 좋아, 늘 저녁은 여기다.


이번 여행의 스타트를 끊은 첫 식사. 닭고기, 오징어, 채소 등이 올라간 이름모를 덮밥이다. 여행의 설렘 때문인지 배가 고파서였는지 괜스레 더 맛있었다.

밥에서 풍기는 선 향신료의 냄새, 테이블 옆을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와 다양한 언어가 한데 섞인 대화소리, 바로 옆 도로는 바이크들이 지나가며 내뿜는 엔진의 훈기로 가득하다. 타국에 와 있음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숙소까지는 아주 오래돼 보이는 빨간 시내버스 탔다. 태국의 버스는 우리나라처럼 카드를 찍거나 돈을 통에 넣는게 아니라 버스 안에 수금을 담당하는 직원이 따로 있다. 좌석에 앉아 있으면 동전소리가 찰찰 나는 원통모양의 수금통을 에 든 직원분이 다가와 디까지 가는지 물어본다. 요금을 내면 얇은 종이 티켓을 좍 찢어서 거스름돈과 함께 건네준다.

로맨틱한 태국 구형버스의 내부


창문을 활짝 열고 덜컹거리며 달리는 구형버스. 에어컨 빵빵한 신식버스에는 없는 자연바람과 재미가 있다. 단, 창밖으로 머리 내밀 때 가로수 이파리에 뺨을 맞을 수 있으니 주의.


숙소는 여행자들의 거리로 불리는 카오산 로드 바로 근처. 짐을 풀고 가벼워진 어깨로 산책을 하러 나갔다. 카오산 로드는 듣던대로 세계 곳곳에서 관광객이 모여드는 번화가였다. 가지의 길이 있는데 하나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는 비교적 점잖은(?) 거리, 다른 하나는 바와 클럽 등 유흥시설이 모여있는 거리다. 유흥 거리를 걷고 있으면 한 걸 뗄 때마다 호객이 들린다. 위스키나 보드카를 마시면 주 3병을 덤으로 준다는 식이다. 작은 바스켓에 양주를 붓고 달달한 음료와 얼음과 함께 섞어 빨대를 꽂아 마시는 모습이 새롭다.



태국의 전통 국수인 팟타이, 과일주스, 닭꼬치, 해산물, 악어고기 등등 가지각색의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재미도 있다. 악어 모습 그대로 진열해 놓은 악어고기는 차마 맛볼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 으악..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가보니 크레페를 파는 곳이 있었다.


카오산 로드 크레페 장인. 현란한 손놀림만큼 맛도 좋아서 다음날 또 먹으러 갔다.
한복입고 한 장 찍으니 신혼여행 기분이 좀더 나는 것 같다.


카오산의 한 커피숍에서.

나>> 이거 봐봐. Love is not a coffee but coffee is love.

붑커>> 오 이거 맘에 든다.

붑커는 커피잔에 적힌 문구가 맘에 든다며 사진을 찍는다. '사랑은 커피가 아니지만 커피는 사랑이다.' 에스프레소를 사랑하는 붑커가 공감할만하다. 여기에 영감을 받아 한마디 덧붙여본다.


Love is not travel.
But travel is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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