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는 보통 고비용을 감수하면서 가는 럭셔리 여행지로 알려져 있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한번 뿐인 신혼여행 이왕이면 고급 리조트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받으며 머물고 싶다면 물론 그렇게 해도 좋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보다 가성비를 챙기면서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면 그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몰디브에는 비싼 리조트만 있는게 아니라 좀더 저렴하면서도 깔끔한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청결하기만 하다면 숙박 시설 자체에는 크게 개의치 않았기에 작은 호텔에 머물기로 했다. 그 대신 해양 액티비티에는 아낌없이 투자하여 몰디브를 떠나올 때 작은 후회 한조각도 남기지 않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아참. 몰디브까지 왔는데 그래도 멋드러진 리조트 한번쯤은 경험해봐야 하지 않겠어? 할 때는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리조트에서 지내볼 수 있는 리조트 투어를 이용하면 된다. 리조트 투어는 다음 이야기에서 다루겠다.
몰디브는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도 같은 액티비티가 있지만 과연 몰디브의 바다풍경과 견줄만 한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 곳 천혜의 바다를 배경으로 오래도록 간직할 추억을 남길 것을 추천하고 싶다.
-파라세일링-
수십미터 상공에서 바라보는 광활한 바다는 짜릿하고 환상적이다.
낙하산을 펼치고 보트가 이끌어주는대로 허공에 떠서 발 아래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파라세일링'. 15분 가량 공중에 머물면서 바라봤던 아름다운 섬들과 탁 트인 수평선은 아직도 마음속에 영화처럼 남아있다.
보트에서 하늘로 줄을 풀며 서서히 올라간다.
다 올라갔을 땐 이 정도의 높이이다.
-제트스키-
땅에서는 무면허인 나도 바다에서는 폭주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물살을 가로질러 속도를 높이면 팡팡 부딪혀오는 파도에 제트스키가 수면에서 물수제비 뜨듯 튀어올라 스릴과 재미를 한번에 만끽할 수 있다. 단 지나친 급커브나 과속은 자제하자.
-펀튜브-
말 그대로 Fun 그 자체이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뺑뺑이를 신나게 돌리면서 놀 때의 그 튕겨나갈 듯한 느낌. 그 열배 아니 스무배는 될 것 같은 원심력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액티비티였다. 속도가 매우 빨라서 튜브가 수면을 떠간다기 보다는 거의 날다시피 한다. 튜브가 정신없이 흔들리니 정말 꽉 붙들어야 한다. 제트스키를 타고 튜브를 끌어주시는 분께 속도를 줄여달라 혹은 늘려달라고 수신호를 보낼 수 있다. 남편이 계속 더 빨리 끌어달라고 신호를 보낸 덕분에(?) 더욱 역동적으로 튜브를 탈 수 있었고, 멈출 때 즈음엔 골이 띵하게 아팠다.
-라군 스노클링-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바닷속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질 때의 기분은 말로 채 설명하기 어렵다. 이날 만큼은 인어공주가 부럽지 않다. 아름다운 산호초 사이로 오색의 물고기들을 따라 헤엄치다 보면 때묻지 않은 자연이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만 같다.
엄지척이 절로 나오는 황홀한 바닷속.
-상어와 함께 수영을-
다행히 이 상어들은 우리를 잡아먹지 않으니 안심이다. 그래도 너무 대놓고 만지거나 상어와 일부러 부딪히지는 말아달라고 사전에 교육을 받았다. 근데 막상 바다에 들어가보니 상어가 많아도 너무 많아 아예 안 닿을 수는 없었다. 상어들이 오리발이나 팔꿈치를 아슬아슬 스쳐지나갈 때마다 온순한 걸 알면서도 약간은 흠칫하게 된다. 상어와의 동반 수영이라니. 어디가서도 쉽게 겪어보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준 상어에게 고맙다.
상어떼 사이에서 헤엄치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붑커의 머리에 엉덩이를 맞은 상어
이번엔 상어가 붑커의 엉덩이를 때리러 왔는지 화들짝 놀라는 붑커
-샌드뱅크-
바다가 양 옆으로 물결치는 흰색 모랫길을 걷는 일은 신비롭고 꿈만 같다. 찰랑이는 바닷물은 톡쏘는 소다향이 날 것 처럼 청량하다. 없던 낭만도 살그머니 올라오게 만드는 이 곳은 몰디브에서 손꼽히게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이다.
드론으로 촬영하면 뚝딱 영화의 엔딩장면 하나가 만들어진다.
-카약-
알찬 하루를 보내고 조금은 정적인 활동을 하면서 한박자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카약을 타고 유유히 노를 저어가며 수평선에 걸친 붉은 노을을 감상했다. 빈틈 없이 행복한 기억으로 꾹꾹 채워가는 몰디브 여행에 마음이 뿌듯하다.
"오늘 정말 즐거웠어."
-코코망고-
여담으로 마푸시에 독특한 스타일의 카페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름은 Epilipili. 친절한 사장님이 '코코망고'를 추천해주셔서 마셔보았다. 코코넛+망고라서 코코망고라고 한다. 패션후르츠+망고 음료도 같이 시켰는데 둘 다 맛있지만 역시 시그니처 음료여서인지 코코망고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