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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Feb 02. 2024

미친 파도의 시간 - 3

"야! 야! 싸움 났다!"

"어디? 어디?"

"3반!"


순식간에 3반 교실의 복도 창문에는 교실 안에서 벌어진 싸움을 구경하려는 녀석들이 여름 밤 거리의 가로등에 달라드는 하루살이들처럼 몰려들기 시작했다. 창문에 붙은 녀석들의 눈에 펼쳐진 교실은 팽팽한 대치상황으로 긴장감을 풍기고 있었다. 교실의 풍경이 가장 잘 보이는 중앙 창문에는 2층 복도에 있는 교실에서 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등장해 싸움을 실황중계하는 콤비 세모와 인수가 벌써 자리를 잡았다.

"아! 안녕하십니까! 파랑 중학교 학생 여러분! 지금 3반 교실에서는 박주태 선수와 이진희 선수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스포츠 앵커 역할의 세모는 중계의 시작을 알렸다.

"인수 위원님, 바로 여기 3반이지요? 이 싸움은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세모는 안경을 쓰윽 치켜올리며 해설자 인수에게 싸움의 원인을 묻는다.

"넹.. 제가 봤는데 말이조옹... 진희가 교실 뒤편 사물함에서 물건을 꺼내 책상 사이 통로를 통해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어용."

"아! 그럼, 박주태 선수는 어디 있었습니까?"

"주태는 말이종, 그 통로 입구쪽 뒤에서 두 번째 책상에 기대어 서있었어요옹."

"아! 그럼 입구에서 어떤.. 서로 몸싸움이 있었습니까?"

"진희가..앙.. 주태 앞으로 지나가려고 하고 있었는데용.. 주태 선수가 갑자기 진희에게 비켜라! 저쪽으로 돌아가라! 하며 먼저 진희의 왼쪽 뺨을 때렸어요옹."

"아! 진희는 좀 억울했겠군요. 진희선수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진희는용 바로 왼손으로 주먹을 날려서 주태의 얼굴을 두 번 연속 때렸어요. 더블펀치를 날린 거지요옹."

"아! 굉장히 빠른 주먹이었겠네요!"

"그렇습니다앙... 순식간에 번쩍하는 느낌이었어요옹."

"말씀드리는 순간!!! 박주태 선수! 이진희 선수의 얼굴을 향해 뺨을 때립니다! 팽팽한 대치상황을 깨뜨리는 한 방입니다!! 뺨을 때리는 것은 어떤 공격입니까?"

"음... 뺨을 때린다는 것은 자신이 상대방 보다 강하다고 생각하고, 약하다고 생각하는 상대방을 무시하는 마음이 담긴 공격방식이지요옹.."

"아!! 멈추지 않고 박주태 선수의 손바닥이 이진희 선수를 향합니다!! 얼굴!! 머리!! 무차별적으로 때리고 있습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이진희 선수! 고개를 들어 박주태 선수의 얼굴에 주먹을 쭉 뻗습니다!!"

"이럴수가!!!! 박주태 선수가 코를 잡고 고개를 숙입니다아아아!!!"

"주태가 더이사앙.. 싸울 수 없는 듯 한데요옹..!"

"딩동딩동딩동뎅~~!"

"종 울립니다!! 현재 박주태 선수는 계속 몸을 숙인채 움직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진희 선수도 그냥 자리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중계방송을 일단 마치겠... 악!! 아! 아야!!!"

"아!.. 앙!! 아! 아앙!!"


"이놈들! 뭐하고 있어!!"

허동백 선생님의 손이 세모와 인수의 귀를 비틀고 있다.


"이진희! 박주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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