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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출산휴가가 불편한 이유: 세대 간의 시각 차이"

by 허당 언니


"출산휴가가 불편한 이유: 세대 간의 시각 차이"


"머, 출산휴가를 간다고? 그럼 이건 누가 작성을 해?" 기가 막혔다. 애는 여자가 낳는데, 왜 그 사람이 휴가를 가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공짜 휴가라서 가는 거냐?




"난 둘째 애 낳는 것도 못 봤어. 출산 예정에 이사님 모시고 출장이 잡혀서 내가 애 낳는다고 일정을 조정할 수 있나? 출장 갔다 오니깐, 애가 집에 있지 뭐야, 하하."




이런 얘기를 했는데도, 남자 직원이 출산휴가를 간다고 하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세대였다.




"부문장님, 종전에는 10일이었는데, 이제는 배우자 출산휴가가 20일로 정해졌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하고 있어요. 안 가는 경우가 드물죠. 10일은 회사에서, 10일은 나라에서 내준다고 하네요."




"뭐야? 10일에서 20일로 늘어난 거야? 그럼 한 달이잖아. 회사에서 해주는 정책이니까 내가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조 팀장, 참 별것도 다 아네. 그렇게 똑똑해? 그런 거나 맨날 찾아보니, 팀원들이 그러지. 그래서 팀원들이 자기 것만 챙기지, 쯥."




"워라벨이죠. 요즘 세대도 많이 변했습니다."




"잘난 척은, 안 해도 배부르겠어. 잘났어."




쩌릿한 눈치를 주지만, 끝까지 저렇게 말하고 싶을까? 회사에서 출산휴가를 준다고 쓰는 사람이나, 그걸 냉큼 결재한 조 팀장이나, 그걸 쓴다고 결재 올린 사람들 모두 똑같이 보였다.




왜 맨날 팀원 눈치나 보고 있는 거야. 그렇다고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일하기 싫어서 아랫사람에게 일을 떠넘기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데 조 팀장이 출산휴가 간 대리 직원에게서 육아휴직을 내겠다고 보고가 들어왔다. 짜증이 났다.




부문 팀장 회의에서, 정말 공식적으로 한 마디 했다. "앞으로 우리는 경력직 중에 애 다 낳고, 육아휴직 안 갈 사람만 뽑아. 절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나 1~2년차 여성은 뽑지 말고, 육아휴직 간 사람 대신에 면접 보고 새로 뽑아. 이건 공식적인 건 아니지만, 면접할 때 그렇게 하라구. 병신처럼 맨날 인력 뺏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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