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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뇨미 Feb 05. 2024

남방큰돌고래 삼팔, 춘삼, 복순, 제돌이를 기억하며

 남방큰돌고래는 성체의 최대체장 2.7m, 최대체중 230kg 가량의 중형 돌고래이며, 일반적으로 인도양, 동남아시아 및 호주의 얕은 연안 해역에서 서식한다. 주로 해안 지역에 존재하기 때문에 어업이나 포획의 위협에 늘 노출되어 있다. 또한 소음, 화학 물질, 산업 활동, 간척 및 해안 개발 등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 위험에 처해 있다.

 

 기후 변화 또한 문제인데, 해수면의 온도상승으로 인해 남방 큰 돌고래가 서식하는 산호초 및 해초층 등의 해안 서식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1년도에는 서호주 Shark Bay에서는 해양 폭염으로 인해 무척추 동물과 어류 군집의 대량 폐사와 해초 초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Shark Bay에서 이 폭염 이후 남방 큰 돌고래의 암컷 번식률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돌고래 관광이 돌고래 개체 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Amakusa-Shimoshima 섬, 잔지바르의 Menai Bay, 모리셔스 주변 등 돌고래 관광 산업이 활성화된 곳에서 돌고래의 행동 변화가 관찰되었고, 서호주 Shark Bay에서는 돌고래 관광산업 증가와 돌고래 개체 수 감소 간의 유의미한 상관성이 관찰되었다. 즉, 아쿠아리움 뿐 아니라, 동물을 상대로 이익을 내려하는 행위 자체가 그들의 생존에 위협이 됨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제주도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가 종종 관찰된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인 우영우가 제주에 사는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들은 수족관에서 돌고래쇼를 하다가 대법원 판결에 의해 다시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들이다. 그 수족관에서는 돌고래가 그물에 걸리면 어민에게 돈을 주고 수족관에 데려와 쇼동물로 키웠다. 돌고래는 음파로 주변을 인식하고, 하루에 천 킬로미터가 넘는 이동을 하는데, 바다에 비해 터무니없이 좁은 그 수족관에서, 이 지능이 높은 동물은 얼마나 괴로웠을까.

 

이는 제주 아쿠아리움에서 뿐만 아니라 서울대공원에서도 돈 주고 돌고래를 사서(도대체 무슨 권리로?) 돌고래를 쇼동물로 키우고 있었는데, 2012년 판결에 의해 서울대공원에서 를 하던 제돌이가 제주 바다로 돌아가게 된다. 이후 제주 아쿠아리움 퍼시픽랜드에서 쇼를 하던 삼팔이, 춘삼이도 뒤따라 제주 바다로 방사된다. 이들은 다행히 무리에 합류해서 잘 지내고 있는 듯 하다.


 작년, 제주 연안에서 그물에 걸린 듯한 돌고래가 신고 되었고, 해경이 가까이 가보니 돌고래의 등에 있는 것은 폐그물이 아닌, 죽은 새끼 돌고래였다. 남방큰돌고래의 임신기간은 약 12개월 가량이고, 출산 후 이유기간은 약 18~24개월 정도로, 새끼 양육 기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새끼들은 자란 뒤에도 어미 근처에 머물고, 늦둥이의 경우는 수유 기간도 더 길다. 등에 업고 다니는 이유는 우리처럼 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새끼가 호흡을 하면 다시 살아날까봐 자꾸 물 밖으로 내보내는 건데, 이미 생을 다했으니 계속 가라앉고, 어미는 계속 죽은 걸 부정하듯 물 밖으로 내보내 보는 것이다.

 

 정말 힘들게 다시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간 돌고래들, 하필 서식지가 인간과 겹쳐서 언제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할 수 있고, 그들이 궁금하겠지만, 굳이 배타고 바다로 나가서 보지 말고 노을 속 숨쉬러 나오는 돌고래들을 멀리서 지켜봐 주는 건 어떨까?









<References>

Jefferson et al. 2008. Marine mammals of the world. A comprehensive guide to their identification. Academic Press London, 573.

2012-03-09 서울대공원 돌고래를 제주 앞바다로 돌려보내주세요! (동물자유연대 이형주팀장) YTN 라디오 인터뷰, https://radio.ytn.co.kr/program/index.php?f=2&id=18051&s_mcd=0201&s_hcd=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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