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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뇨미 Jan 22. 2024

직업을 가진 동물들

인간이 동물을 길들였을 때부터 동물은 인간에 도움을 주었다.

농업을 돕기도 하고, 이동수단이 되기도 하는 등 어떤 수단으로 사용되어져 왔다.


최근에는 드라마나 영화 등에도 동물이 출연하곤 하는데,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을 찍으려고 일부러 줄을 발에 묶고 달리다가

드라마 촬영을 위해 줄을 억지로 당겨서

목이 90도로 꺾여서 죽게 된 말, '까미'도 일종의 일을 한 것이다.


정말 수많은 동물들이 직업을 갖고 있지만,

내가 조금 더 알고, 관심이 있는 강아지들로 예시를 살펴보자면,


강아지 분류에 working dogs라는 항목이 있다.

이들은 사냥견, 경비견, 목축견 등으로 직업으로 구분된다.

우리가 현재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며 키우는 강아지들은 굳이 따지자면 Toy dogs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지금은 거의 모두 반려동물로써 키우지만,

닥스훈트나 레트리버 종들은 사냥견이었고,

말라뮤트, 허스키 등은 썰매견이었다.

셰퍼드나 콜리, 웰시코기 종은 목축견들이었다.

심지어 하운드종은 경주견으로 사용되고, 보스턴 테리어는 투견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니,

강아지 종이 이렇게나 많은 것은 인간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특성을 발달시켜 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개를 가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강아지들도 나름의 직업을 갖고 일을 수행했던 것이다. 현재는 사역견의 역할이 축소되었지만 여전히 일을 하는 동물들은 존재한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일하는 레트리버, 마약탐지견으로 일하는 비글, 군견으로 일하는 셰퍼드 등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하는 강아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세 가지.

과연 이들은 행복할까?

일하면서 사는 환경은 어떨까?

은퇴 후의 삶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일단, 어떤 품종에겐 일하는 것이 행복할 것이다.

활동량 자체가 유전자에 타고났는데(특히 보더콜리)

초원에서 하루종일 뛰어다니던 유전자가 한국의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기껏해야 하루 세 번 산책을 나가는 것은 그들의 타고난 에너지를 쓰기에 가혹하게 적은 활동량이다.


또한, 일하면서 훈련자와 나름의 교감을 하고,

보상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강아지들은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역견들의 환경은 어떨까?

한 가지 예시로 군견의 환경을 살펴보자면

진주 군견훈육중대의 경우 여러 매체를 통해 공개된 환경을 살펴보면 엄청나게 열악해 보이진 않는다.

국방홍보원 홍보영상


하지만 주변에 현역으로 (진주가 아닌) 군대에 간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수의대에 다닌다는 이유로 군견을 맡게 되었는데, 군견을 맡은 그 사람의 정성에 따라 아이의 환경도 달라진다고 한다.


주말에는 출근하는 사람이 없어서

교대를 서지않거나 신경을 쓰지 않으면

물이나 밥도 제대로 채워지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진주의 경우엔 강아지들의 생활환경이 실내로 보이지만,

군대의 예산상 실외 환경도 분명 많을테고

여름이나 겨울에 힘든 훈련을 하고도 푹 쉴 데가 없다고 생각하니, 인간을 위해 고생을 하는데,

오로지 비용 절감을 위해 강아지의 환경에는 투자가 안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대박전기온돌난방 회사의 군견수용소 작업 홍보 사진. 시멘트 바닥이 강아지에 그닥 좋아보이진 않는다.


환경의 경우,

어쨌든 무언가를 위해 ‘이용’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랑받지 않고,

‘최소한의 비용’이라는 개념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동물들을 책임지는 보호자에 따라

동물들이 지내는 환경도 극과 극일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반려동물보다는 열악한 대우를 받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군견, 실험견, 안내견 등은 은퇴 후에 보통은 일반 가정으로 입양이 된다.

이 과정이 물론 쉬운 일이 아니라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강아지들도 남은 견생은 사랑만 받으며 살길 바란다.


과거에 동물을 도구로만 보는 나쁜 사람이 평생을 인간을 위해 일해온 마약탐지견을 다시 동물실험실로 보낸 적이 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야만 하는 가치가 있는데,

그것은 생명을 도구로 보지 않는 것이다.

물론, 도움이야 받을 수 있지만, 도구로만 보는 행위는 너무 잔인하다.

동물은 움직이는 물건이 아니다.

감정이 있는 생명이다.

도움을 받았으면 고마운 마음을 갖고, 그 이후엔 인간으로서 생명을 존중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하길 바란다.



우리가 그나마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는 강아지들이 이렇게 사용되는데, 가축이라 여겨지는 다른 동물들이 사용되는 환경은 어쩌면 더 처참할 수도 있다.

그나마 말은 좀 비싸서 어느 정도 관리가 되긴 할테지만

말을 감정이 있는 생명체로 보았다면 발에 줄을 묶고 억지로 넘어뜨리진 못했을 것이다.

드라마 장면에 필요한 도구, 딱 그정도 였을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다른 방법을 생각하는 것 보다 싸게 먹히는 그 정도의 도구.


경주마들의 삶도 살펴보면 너무나 비참한데, 이번에 죽은 까미도 경주마였다가 은퇴 후에 대여업체로 넘어갔다고 한다.

평생을 도구로써 사용만 되다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경주마는 은퇴 후에 도축장으로 거의 바로 보내진다고 한다. 이들은 동물 사료로 사용하자는 공식적인 제안도 나왔으니 이 사회가 동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딱 그 수준이 보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하고 있을 동물들.


동물 복지엔 기본 다섯 가지 원칙이 존재하는데 다음과 같다.

-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의 자유
- 환경이나 신체적 불편함으로 부터의 자유
- 고통, 질병 또는 상해로부터의 자유
- 정상적인 습성을 표현할 자유
- 두려움과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


적어도 이 정도 기본은 지켜지길 바란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만난 마약탐지견 비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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