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여정 day 17 - 이별
사랑에 있어 내가 먼저 차여본(?) 경험이 많지 않은 겁쟁이 같은.. 스타일이라, 어떤 이별이 꼭 필요했나..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친구에게 절교 선언을 당하던 기억이 났다.
대학교 때, 친한 고등학교 친구와 같이 살았었는데, 그러다 보니 다른 고등학교 친구들이 집에 많이 놀러를 왔었다. 그 친구도 몇 번 놀러를 왔어서 그날도 편하게 잘 놀다가 갔었는데, 친구가 며칠 뒤 전화가 와서 나랑 더 이상 친구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니 재미있게 잘 놀다 간 것 같은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지? 하고 당혹스러운 마음이 들었고, 친구에게 뭐 때문에 그러는지 이유를 물어봤던 것 같다. 내가 같이 사는 친구를 대하는 태도가 친구에게 할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런 모습이 나의 본모습(?)이라면 나와 더 이상 친구를 하지 못하겠다는 말이었다.
어떤 태도가 문제라고 느꼈냐라고 물어보니, 친한 친구가 놀러 왔을 때, 그날이 쓰레기 정리 하는 날이라, 정리 중에 같이 사는 친구가 재활용인데 일반 쓰레기에 버린 것이 있어서, 이거 이렇게 버리면 안 된다고, 재활용에 버려 달라고 말을 했던 것 같다. 근데 그 말투가 너무 강압적이라고, 친구에게는 그러면 안 된다고 본인은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같이 사는 친구에게 혹시 그 말투가 불편했는지 물어보니, 친구도 괜찮다고 했는데, 그 친구는 내 분위기나 말투가 불편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친구의 트라우마 같은 것을 건드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엄청 친하게 지내던 친구이고, 겹쳐 있는 지인도 많아 만남을 피하기도 어려운 사이라,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그 친구는 완고 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같이 껴 있는 모임은 나와 그 친구를 따로 보는 형태가 되었고, 친구들도 쟤가 그렇게 싫다고 하니 어쩌겠냐, 그냥 각자 편한 사람끼리 보자고 하며, 관계가 멀어지게 되었던 것 같다.
내 기준에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통보라고 느껴져서, 그 이후에도 몇 번 더 연락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것도 너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해서 그 이후에는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몇 년이 지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친구의 결혼식에서 만나서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몇 번 더 마주칠 기회가 있어서 인사 정도는 하고 지냈던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도 몇몇 사건(?)을 겪다 보니, 그제야 친구가 한 말의 진의가 이해가 되어 진정으로 사과를 한 기억도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절교.. 를 당할 수도 있고, 나도 내가 커온 배경과 스타일이 있으니 누군가에게는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내가 너무 강압적으로 굴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절교 통보는 처음 들어보는 거라 참 당혹스러웠지만, 그때는 필요했던 경험이 아니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