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여정 day23 - 노래
요즘 듣는 플리를 열어보니, 클래지콰이 노래 비중이 부쩍 늘었다. 그중 '춤'이라는 노래를 자주 듣고 있는데, 요즘 춤을 배우러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대문자 I로 오랫동안 살아온 나의 라이프에 여러 역경.. 이 있었지만, 춤 하니 떠오르는 건, 너는 왜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춤을 못 추냐고 핀잔을 주는 엄마의 모습이다.
엄마는 나와 MBTI도 정 반대인 파워 인싸인 분으로, 어디 여행지 가서 춤 대회라도 열리면 가장 먼저 손을 들고나가서 신나게 춤을 추고 상을 받아 오는 분이셨다. 그런 어머니께 춤추면 용돈을 준다는 어른들의 말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늘 집에 누워서(?) 책만 보고, 조용히 지내는 내가 이해가 안 되셨을 것 같기도 하다ㅎㅎ
미술학원 송년회 같은 모임이었던가.. 나보다 한참 어린 학생이 송대관 선생님의 네박자를 간드러지게 불러 모두의 박수를 받았을 때, 그날도 엄마의 핀잔은 계속되었다. 너보다 어린애도 저렇게 남들 앞에서 잘 노는데, 너는 도대체 왜 그러냐고..
그런 핀잔들이 쌓여서였을까, 뭔가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건 나에게 좀 두려운 일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때 친구가 어머님이 노래방을 하셔서, 학교를 마치기만 하면 정말 거짓말 안 하고, 매일매일 심지어 방학에도 노래방에 놀러를 갔었는데, 지성(?) 이면 감천이라던가.. 노래를 많이 부른 덕인지, 목청도 많이 트이고, 노래 잘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가창 시험은 거의 만점 아니면 상위권에 항상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다음 장벽은 춤이었는데, 학교에서 과제를 내주거나 해야 하는 일들은 어찌어찌 연습해서 하기는 하는데, 뭔가 흥이랄까, 흘러가는 느낌이랄까, 정말 춤을 잘 추는 아이들의 그 바이브는 도무지 따라 할 수 없는 경지인 것 같아 좀 쭈굴쭈굴 하고 있었는데.. 뭐 좀 못 추면 어떤가, 몸도 골골하는데 더 늙기(?) 전에 미뤄두었던 숙제를 하는 느낌이랄까, 춤이라는 걸 좀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