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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한량 Oct 31. 2024

내가 쉼을 느끼는 순간

작가의 여정 day25 - 쉼

마음이 무겁고 힘든 날에는 좋아하는 동네 카페에 간다. 카페 바로 앞에 가서 커피부터 마시기도 하고, 아니면 조금 먼 주차장에서부터 강둑길을 걸어가기도 한다. 나무도, 바람도 구경하고, 강도 하늘도 구경하며, 내가 자연에 있던 존재였구나를 느껴본다.


슬슬 힘도 들고 좀 쉬어 볼까 할 때, 카페에 들러 좋아하는 아이스플랫화이트 디카페인을 시켜 2층 야외석에 앉는다. 타이밍이 좋으면 장작불도 구경하며, 따스함을 느끼고, 노을 구경을 하기도 하고..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아하는 건 카페 옆에 서있는 커다란 나무 머리끝을 바라보는 시간이다. 바람이 불 때는 부는 데로, 아니면 아닌 데로 그 끝이 미묘하게 흔들리는 걸 보며 멍 때리는 걸, 나는 은근히 좋아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좋아하던 시간은 심리학에서 EMDR로 부르는 요법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힘든 일을 생각하며 눈동자를 자꾸 좌우로 움직이다 보면, 그 힘듦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연 EMDR(?)을 하지 못한 지 오래되었는데, 내일은 오랜만에 일찍 일을 마치고 좋아하는 나무를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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