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여정 day 27 - 질문
이전 회사에서 업무 하기를 힘들어할 때, 사수분께서 진지하게 심리상담을 권하셔서 상담을 받으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 상담사분께서 어떤 이유 때문에 왔냐고 물으셔서 요즘 일이 너무 힘들어서 왔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한량님이 다른 분들보다 일을 더 많이 하고 있냐고 물어보시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딱히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쭉 이어서 상담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 이건 회사나 일이나 동료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인가?라고 어렴풋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내 기준에 무례하고 힘들다고 느껴지는 사람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사람 짜증 난다 어쩌겠냐, 회사에서만 만나는 사람이니 그럴려니 해라 하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나는 그 사람의 말투나 분위기가 계속 생각이 나서 괴로워했던 것 같다.
그 사람이 그럴려니.. 가 그때의 나에게는 참 어려웠던 것 같다. 내 힘든 마음을 돌봐주기도 힘들었고, 내 마음이 그런지도 사실 잘 몰랐던 것 같다.
그 이후에도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내가 불편해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좀 잡히기 시작했고, 너무 힘들다 싶으면 다시 상담을 해보기도 하고, 왜 그런지 연구도 해보고 하면서, 이제는 예전보다는 괴로워하는 강도나 빈도가 조금 줄어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나도 기분이 너무 안 좋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이렇게까지 해서 회사 생활 해 무엇하나.. 하고 한탄을 하기도 한다ㅎㅎ
가끔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예민하고, 섬세한 내 마음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비슷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어, 사귈 수 있는 사람들도 늘어났던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E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타고난 성향은 I인지라.. 종종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어 현타가 올 때도 있지만, 이제는 나름 내공(?)도 쌓였고, 내 안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어느 정도 사회에서 통용되는 선까지의 감도 생기면서, 사회생활도 조금씩 나아졌던 것 같다.
이 글을 쓰며 수많은 장면(?)과 생각들이 지나가는데, 나 자신이 참 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 오기까지 고생한 나에게 응원을 보낸다. 고생 많았고, 수고했고, 정말 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