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여정 day21 - 사랑
내가 지구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무진이를 어떻게 사랑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우리 고양이 안 보이면 어디 있나 부르고, 불러도 안 나오면 찾아다니고, 엄마 반갑다고 발라당 하면 턱이랑 볼 긁어 주고, 머리 만져 주고, 머리카락 위에 앉아 있는 거 좋아하니 머리도 기르고, 긴바지 위에 앉아 있는 거 좋아하니 가끔은 긴 바지도 입고 있고, 자꾸 나가면(?) 고양이가 싫어하니, 같이 집에 누워 있고, 신선한 물 달라고 하면, 쪼르르 가서 물 틀어 주고, 잘 시간 되었다고 야근 그만하고 와서 누우라고 하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가서 눕고, 간식이 먹고 싶다 징징 거리면 간식 드리고, 심심하다고 울면 놀아 드리고, 아침에 반갑다고 야옹거리면 같이 골골 거리며 만져 주고..
무진이가 뭘 원하는지 항상 살피고 들어 주는 것, 그게 내가 무진이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아프면 바로바로 병원 데리고 가고, 건강 검진 챙기고, 심장병약 꾸준히 먹이고, 일광욕 좋아하니 볕 좋은 집으로 이사 다니고, 공기 좋고 물 맑고 풍경 좋은 곳에서 구경하라고 뷰 좋은 곳으로도 이사 다니고..
가끔 침대에 토를 하거나, 물을 쏟거나 하면 신경질을 내고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화내는 나를 보고 상처받고 슬퍼하는 고양이를 보며, 이 성질머리를 고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고, 평생 집에서만 살아야 하는 고양이에게, 이미 한 번 길생활을 해본 상처가 있는 아이에게, 더 이상 같은 상처와 슬픔을 느끼지 않게 늘 사랑한다 말해주고 이뻐해 주는 것, 존재 그대로를 수용하고 지지해 주는 것, 어찌 보면 내 슬픔이 투영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