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부터 나는 고개를 숙여서 손을 뻗어서 발가락에 손이 닿아본 적이 없다. 뱃살이 없지는 않지만 뱃살과 상관없이 닿아 본 적이 없다.
그냥 생긴 대로 살아야지 싶었다. 유연성과 더불어 관절 또한 어릴 때부터 탁월하게 좋지 못하여 고등학교 때부터 허리 치료를 받으러 다녔었다.
자세를 바로 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딱히 와 닫지 않았던 것 같다. 나름 노력을 하기도 했지만 습관이라는 것이 쉽게 바뀌지 않았다.
성인이 되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허리통증은 나를 여전히 괴롭혔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하나, 하나에서 갑자기 셋으로 늘어감에 따라 나의 관절들은 멀쩡한 날이 없게 되었다. 허리는 기본이고, 무릎, 어깨, 나중에는 목 디스크 직전까지 상태에 이르렀다.
결국에 고심 끝에 요가를 배우게 되었다. 시작하면서 통증이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 이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지만, 갑작스레 이사를 결정하게 되고, 코로나로 인하여 운동을 하러 가는 것이 꺼려지는 시기가 있었다.
내 몸은 다시 안 좋은 신호를 보내왔고, 주변에 새로운 요가원을 찾아서 다니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다시 다니게 된 곳은 국선요가였다. 초보인 나로서는 죄다 어려운 동작들로낑낑대며 따라 하려 노력했다. 아니 그저 살기 위해 다녔다. 나를 괴롭히는 통증들이 사라짐을 느끼지 못했다면 다니지 못했을 것이다. 통증이 완화되었지만 나의 큰 관심사는 손이 발에 닿는 것이었다. 손이 발에 닿기 위해 어떻게 하면 잘 되는지 주변 선배님들께 물어봤다.
“손이 발가락에 닫기 위해서는 허리도 펴져야 하고, 엉덩이 뒤쪽 근육도 늘어나고, 무릎 뒤쪽 근육 등 많은 곳이 늘어야 해요.”
맙소사, 허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운동을 다니면서야 손가락이 발가락에 닿을 수 있게 되었다. 그때의 짜릿함이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주변에서도 나의 뻣뻣함을 알기에 다들 축하해 주었다. 운동을 하며 변화한 모습은 예전에 작성한 적이 있어서 링크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