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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Jun 04. 2024

아빠 배는 장난감

볼록 튀어나온 아빠의 배가 내 눈앞에 들어온다. 나는 살며시 아빠 배에 귀를 대고 살며시 눈을 감아본다.

'꼬르륵꼬르륵' 소리가 난다.

"아빠 배고프지!"

"오 어떻게 알았어."

"헤헤, 다 아는 방법이 있지."

다시 아빠 배에 귀를 대고 다시 들어본다.

꾸룩꾸룩 이상한 소리가 난다.

이건 무슨 소리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아빠 이 꾸룩꾸룩 소리는 뭐야?"

"글쎄."

아빠는 방긋이 웃기만 한다.

그래도 소리 나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다시 귀를 기울여본다.


갑자기 지진이 난다.

"으악, 아빠 배를 움직이면 어떡해!"

"아닌데 그냥 숨 쉬는 건데."

"가만히 있어봐."

'출렁출렁'

아빠는 장난꾸러기다. 하지만 나름 재미있으니 봐주기로 한다.






딸들이 한창 나의 배의 소리를 들을 때를 추억하며 써 보았습니다.

배를 귀를 대며 즐거워하던 딸들인데 요즘엔 배소리를 잘 안 듣네요.

대신 아빠 배에 박치기를 하는 게 취미로 바뀌었습니다.

아빠 배는 통통해서 튕기는 맛이 있다네요.(사실 별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첫째는 키가 커서 아빠 배에 닿지 않는다며 아쉬워합니다. 만약 아들이 동생들만 할 때 그랬다면, 정말 제 배가 남아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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