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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삼빠 Dec 08. 2022

포켓몬 김밥

아내가 왜 그럴까?

나는 못하는 것 빼고 다 잘한다. (내가 볼 때)

아내는 운전과 길 찾기 빼고 잘한다.(내가 볼 때)


내가 못하는 것이 별로 없는데, 안타깝게도 김밥이 들어가 있다.


첫찌의 가정통신문에 현장학습에 점심을 준비해 오란다.

코로나 때문에 못 하던 현장학습을 가는구나.

몇 번 가긴 했었지만, 입학하고 도시락 싸오라는 것은 처음이었다.


난 당연히 김밥집에서 사서 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는 김밥을 싸겠단다.


"김밥 싸게? 안 피곤하겠어?"

"괜찮아."

"어 그래. 뭐 내가 싸는 것도 아니니."

좀 걱정이 되긴 했지만, 내가 싸는 건 아니니깐.


그런데 이 아내분께서 블로그들을 검색하기 시작하신다.

포켓몬스터 김밥을...

옆에서 지켜보는 세상에! 요즘 엄마들 정성이 장난 아니다.


"아니 저걸 따라 하려고?"

"좀 쉬운 걸로 찾아서 해 보려고."

한참을 찾으시더니, 그나마 난이도가 낮은 것을 보여주며 말했다.

"몬스터볼 김밥."

"어려워 보이는데?"

"아니야 쉽데."


왜 저러지?

그동안 코로나로 모두 취소돼서 사실상 첫 도시락이라 그런가?




두둥 결전의 날

아들의 현장학습  가는 날이다.

아내는 새벽 5시에 일어나도시락을 준비하셨다.

나는 능력이 안되니, 6시 반에 기상하였다.

왼쪽이 일반 김밥, 오른쪽이 몬스터 볼 김밥


"이야~"

난 나의 능력을 활용하여 꼬다리를 먹어주었다.


나는 과연 몬스터볼 김밥은 어떻게 나오는지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위에는 소시지 절반, 밑에는 밥, 가운데 김, 그 위에 치즈


간단해 보이는데 어렵다고 하시더라.

난 딱 봐도 어려워 보이던데.


아무튼 엄마는 멋있다.

이렇게 열심히 싸고 우리는 아침도 김밥으로 먹었다.

아이들 아침 식판 내 눈엔 예쁜데 아내는 없어보인다고 이해할 수 없다.


도시락 싸는 현장학습은 처음이라, 긴장한 아들은 머리가 아프단다.

약간의 고비가 있긴 했지만, 무사히  아이들을 보내었다.



아내는 왜 그렇게 열심히 만들어 줬을까?



뭐 덕분에 맛있는 김밥 감사히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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