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발작, 그리고 예기불안의 두려움 속으로
마음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단순한 뇌의 작용일까?
아니면 어딘가 마음을 조절하는 무언가가 있는 걸까?
이 작은 알약들을 꾸준히 먹기만 하면 흔히 말하는 정신과적 불균형 상태,
즉 장애(disorder) 상태를 제자리(order)로 되돌릴 수 있을까?
병원을 다녀와서 처음 몇일간 성실하게 약을 먹었다.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는 두근거림을 막아주는 비상약을 먹으니 긴장이 사라지고 견딜만했다.
또렷하게 내 의견을 말할 수 있어 예전의 나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 해야 할 일정을 점검하며 전보다 더 의욕을 내었다.
마침 인사 고과 등 평가 시즌에, 부서 간 이동으로 변동이 많은 시기여서
회사는 전체적으로 분주하고 예민했다.
나는 내 상태를 팀원들과 솔직하게 공유했다.
팀장님과 같은 팀의 동료들은 상태가 악화할 것을 우려해
좀 더 편한 부서로의 이동이나 휴직 등을 권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1~2년이 승진을 앞둔 중요한 시기이니
어떻게든 현재 부서에 남아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었다.
그동안의 고생이 아깝기도 하고
당시의 상태로는 충분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얼마간은 괜찮아졌다고 믿었고 약을 소홀히 했다.
약물에 대한 부작용과 의존성에 대한 지나친 걱정 때문에 스스로 조절하려 한 것도 있다.
이틀에 한 번씩 먹다가 어느 순간 괜찮다고 생각하며 아예 건너뛰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주말이 지난 월요일 출근길에 일이 터졌다.
지하철을 내리며 개찰구를 지나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식은땀이 나고 팔다리부터 머릿속까지 저릿했다.
결국 월요일 출근길에 일이 터졌다.
전철을 내리며 개찰구를 지나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식은땀이 나고 팔다리부터 머릿속까지 저릿했다.
앉을 수도 없고 서있을 수도 없었다.
이걸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앉을 수도 없고, 서있을 수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미쳐버릴 것 같은 느낌
제발 내 몸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귓속에 심장이 들어있는 듯 심하게 요동쳤다.
다행히 가방에 응급약이 있었다.
지하철역 편의점으로 달려가 생수를 사서 응급약을 먹고
간이 의자에 앉아 이 혼란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까무라친다는 것이 이런건가?
아니, 지금은 회의 시간도 아니고
특별히 스트레스를 느끼는 상황도 아닌데 도대체 뭐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진정이 되자 일단 출근을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발작의 충격은 깊은 후유증을 남겼다.
'예기불안'이라는 공황장애의 증상을 아직은 몰랐던 때라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작 앞에 무력했고,
또 다시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마음이 자꾸 움츠러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