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리지 말고 피해주세요, 존버 대신 돔황챠!
"위대함은 더는 안 되겠다 싶은 그 순간을 꾹 참아내는 것이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위대해지거나 강한 자가 되고 싶어 버틴 것은 결코 아니지만
적어도 나의 정신력으로 이 상황을 헤쳐나가고 싶었다.
돌파하고 싶었고 극복하고 싶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잠시 생긴 감기나 몸살 같은 것이라고 믿었다.
그 날 그 오후 전까지는
최근에 일어난 여러 사태들과 팀의 배려로
나는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 가운데 많은 부분의 부담을 덜게 되었다.
당장 급하게 해야할 일은 당연히 없었고
전체 프로젝트의 추진 현황이나 일정을 챙기는 정도였다.
상부의 승인을 받는다거나
거래처와 협의를 해야하는 민감한 업무들은
다른 팀원들에게 분배가 되어 사실상 민감하게 신경써야 할 부분은 없었다.
그리고, 당분간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자유인이 되었다!
실질적인 프로젝트 착수까지는 일정도 남아 있어
사실상 요양인지 업무인지 모를 평안한 나날들을 보냈다.
그런데 바로 문제의 그날,
퇴근을 한시간 앞둔 오후 5시
갑자기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힘들어졌다.
손발의 힘이 빠지는데 반대로 몸의 신경들은 곤두섰다.
화장실에 가서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화장실문을 열자 숨이 막혀 들어갈 수가 없었다.
급한대로 양호실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섰는데
진땀이 나고 눈앞이 캄캄했다.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을지 두려웠다.
나를 발견한 동료가 뛰어나왔고
숨이 가빠 미칠 것 같았다.
정신과에서 받아온 긴급 비상약을 먹고도
바로 진정이 되지 않았다.
10분이 하루만큼이나 길었다.
결국 건물 밖으로 나갔다.
어서 빨리 여기를 벗어나야 해
그것이 회사에서의 마지막 퇴근이었다.
지하철을 어떻게 탔는지 모르겠다.
동료가 그 날 저녁 정반대 방향인 나의 집까지 동행해 주었다.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며칠 후 나는 다니던 병원에서 소견서와 진료의뢰서를 받아 대형병원을 찾았고
정밀 검사를 거쳐 공식적인 진단을 받았다.
F410. 공황장애 (우발적 발작성 불안)
F432. 적응장애
그렇게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모습으로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