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 무기력을 겪고 계신가요?
나는 왜 이 모양이고, 도대체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제 글을 끝까지 봐주시길 바랍니다.
이혼 후 제 삶은 엉망이었습니다. 무슨 삶이 이런가 싶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가난을 극복하려고 발버둥 쳤고, 커서는 이제는 좀 안정적이고 행복하고 싶어 결혼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40살, 백수, 애 딸린 싱글맘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냥 제 삶은 발버둥만 치다가 끝나는 거지 같은 인생 같았습니다. 뭐 하나 되는 일도 없었고, 즐거운 일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삶은 온통 책임과 의무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스위스 안락사 회사를 찾아내 방법, 금액,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었습니다. 약 먹고 눈만 감으면 모든 게 편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른 체 "엄마, 엄마" 하면서 조잘거리는 어린 아들을 보는데,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싶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그런 생각을 한 저한테 미안해서 운 것인지, 변변찮은 내 인생이 불쌍해서 운 건지, 아이한테 미안해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계속 눈물이 났습니다.
몇 시간을 울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나는 죽고 싶었던 게 아니라, 정말 잘 살고 싶었던 건 아닐까?'
그간의 삶을 찬찬히 돌아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고등학생 때 우리 집 가난하다고 놀리는 애들이 있었습니다. 별 것도 아닌 것들이 우리 엄마,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에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두고 보라면서 이를 갈았습니다. '지금이야 네들이 부모덕에 그러고 살지, 10년만 지나 봐 네들은 날 만날 수도 없을 만큼 나는 잘 될 거야. 엄청난 부자가 될 거야, 기다려'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기를 쓰고 공부해 성균관대에 붙었고, 4년 내내 장학금을 받고 다녔습니다. 24살 나이에 미국 회계사를 따고 좋은 곳에 바로 취업했습니다. 회사에서 만난 아저씨들은 제가 어리다고 만만하게 보고 성희롱을 했고, 이상한 소문 퍼트리기도 하고, 일 생기면 방패막이로 저를 써먹었습니다. 그렇지만 돈 벌어서 집에 드려야 했고, 부자가 돼서 친구들한테 보여줘야 해서 독하게 버텼습니다.
그러다 괜찮은 남자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혼자 벌 때 보다 벌이는 늘었는데, 돈은 더 모이질 않았고, 빚은 계속 늘어갔습니다. 거기다 전셋값 올려줄 돈이 없어 만삭에 이사 다녀야 하는 등 매일이 돈 걱정이었습니다. 숨이 막히고 불안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아등바등했는데... 어느 날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됐습니다. 지옥 같았습니다. 긴 싸움 끝에 이혼을 했고, 이제 삶이 나아질까 싶었지만, 쉽게 보고 치근덕거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는 이사를 해도 계속 찾아내는 스토커까지 있어서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돈도 없고, 스스로를 지킬 힘은 더더욱 없는데 나이는 많고, 챙겨야 되는 어린 아들까지 있었습니다.
보란 듯이 잘 살고 싶었는데, 점점 멀어지기만 하다니... 애초에 안 되는 게임에 뛰어들어 몸고생, 마음고생만 한 것 같았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나는 왜 이 꼴일까? 왜 이렇게 됐을까? 왜? 왜지?' 그러자 조금씩 실마리가 풀렸습니다. 그건 바로 제 기준이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던 것이었습니다.
"쟤들보다 잘 돼야 해, 빨리 승진해야 돼, 연봉 더 많이 받아야 돼. 좋은 아파트 살아야 돼, 비싼 차 타야 해. 쟤들보다 더 비싼 유치원 보낼 거야" 등 기준이 제가 아니었습니다. 남보다 잘 되면 우쭐했고, 잘 안되면 분노하고 좌절했습니다. 어떤 것도 좋은 게 없었습니다. 게다가 시간 지날수록 좌절하는 일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었습니다.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잘 살고 싶었던 거라면, 잘 사는 것의 의미, 기준을 다시 정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 제가 행복한 것을 목표로 했고,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1) 남하고 비교하지 말자
2) 남이 정한 기준에 따르지 않는다
3) 나의 때는 반드시 온다
4) 나는 분명히 해낼 수 있다
이렇게 4가지를 정하고 냉장고 앞, 화장대 옆, 화장실 문, 현관에 붙여놓고 수시로 봤습니다. 시간 될 때마다 중얼거리면서 잘된 모습을 상상하면서 믿으려고 했습니다. 많이 할 때는 1000번씩 속으로 되뇌었습니다. 유치한 것 같고, 말도 안 되는 얘기 같았지만 딱히 다른 방법도 없어서 이걸 계속했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40대에 집도 한 칸 없다며 자책하는 대신, 괜찮아 나도 곧 갖게 될 거야라고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집 애들처럼 이것저것 시켜야, 우리 애만 처지지 않을 텐데... 하는 마음도 그냥 버렸습니다.
그러자 크게 애걸복걸할 일이 없었습니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덜하니 확실히 마음이 편해졌고, 여유 시간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열등감 많고 자존감 낮던, 제 그릇을 키우는데 쓰기로 했습니다. 매일 아침 명상을 하고,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던 마음이 시간이 갈수록 차분해졌습니다. 그렇게 제 마음을 편하게 하고, 그릇을 먼저 키우자 하는 일들이 잘 됐습니다.
투자할 때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잘할 수 있었고, 회사일도 잘 되고, 아이도 잘 자랐습니다. 물론 아무 일도 없던 것은 아닙니다. 인테리어 아저씨들이 기간 늘리면서 비용 올릴 때도 있었고, 낙찰받은 집 세입자들이 돌아가면서 소리 지르고, 버티고, 곤란하게 해서 소송까지 간 적도 있고, 큰돈의 권리금을 주고 산 상가가 사실 깡통이어서 소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이 문제도 역시나 잘 해결할 수 있고, 내 때는 분명히 온다, 나는 결국 해낸다' 이걸 주문처럼 계속 외치며 하나씩 정면 돌파하니까, 어느새 다 해결이 되어 있었습니다.
싱글맘 무기력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계시다면,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를 스스로한테 물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열정적으로 살았는데 사방이 막히고 답이 없는 것 같아 무기력해지신 건지, 잘 살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 돼서 그런 건지 곰곰이 내면이 하는 말을 들어보세요. 그리고 그 답이 저와 같다면, 스스로를 가장 먼저 아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바라보는 곳을 남이 아니라 나한테로 돌리고, 나의 때는 <반. 드. 시> 온다! 이걸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던지 생각하지 마시고, 반드시 나의 때는 온다! 무조건 온다! 나는 해낸다! 이렇게 외쳐주세요. 그리고 토닥토닥해주세요. 왜 이 모양이냐고 자책하고 구박하지 마시고요. 우리 열심히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잖아요.
그냥 듣기 좋은 말 아니고, 반드시 우리 때는 올 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저 스스로를 믿지 않고, 저 말을 믿지 않아, 7년 전 안락사 회사 가서 약 마셨다면, 저는 죽어서 엄청 억울해하지 않았을까요?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