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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니 Nov 14. 2024

에필로그 - 닉의 편지

닉이 쓴 짧은 편지의 내용은 이렇다.




탱크에게.


네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나 자신을 어디에도 복사해두고 싶지 않았어. 복사를 한다는 건 뭔가 좀 이상한 일인 것 같거든. 그렇게 영생을 한다고 해서, 그게 나인 것일까? 정말 내가 영원히 살아가는 것일까?


난 차라리 그냥 지금의 나로 살아가고 싶었어. 너랑, 네 식구들, 하연이, 민수, 마리, 린과 료마, 그리고 클라라와 함께…….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느끼던, 다른 어디에도 없는 ‘단 하나’의 내가 진짜 나인 것은 아니었을까? 너희들 모두가 그러하듯.


그렇게 너희들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내게는 영원처럼 느껴졌어. 그래서 나는 어디에도 ‘다른 나’를 남겨두지 않고, 다만 이 기록과 이 편지만을 남겨놓는 거야. 너희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민수와 마리가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보지 못한다는 것이 내게는 가장 큰 아쉬움이야.


하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너희들과 함께 하며 내가 알게 된 것은, 너희는 어디에서도 너희들답게 잘 살아갈 것이란 사실이야. 그러니 너희들이 내 꿈을 이루고, 내가 바라던 세상에서, 너희들 모습 그대로 살아줬으면 해. 나의 바람은 그것이 전부야. 너희와 함께 하는 동안, 많이 즐겁고 행복했어.


그럼 안녕. 가장 사랑하고 아꼈던 내 친구여.



(모 베터 클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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