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얼마예요?

by 쥐방울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질문은 이런 것이었다. '너희 집은 몇 평이야?', '너희 집 차는 어디 브랜드야?' 등등.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하교 후 간식을 먹던 아이가 뜬금없이 우리 집이 얼마냐는 질문에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3초간 고민했었다.


아이의 질문에 답하고, 진짜 궁금한 것을 역으로 묻기 전에 칭찬으로 밑밥을 깔기 시작했다.

"질문은 무조건 좋아! 애매한 것을 혼자 추측하기보다는 대화를 나누며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차라리 나을 때가 많으니까. 그런데 우리 딸이 갑자기 그게 왜 궁금해졌을까?"

초등 2학년 아이는 학교에서 경제수업을 받으며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아파트 가격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었고, 그게 진짜인지 확인차 물어본 것이었다.


초록창에 검색 한 번이면 현재 시세가 나오는 세상이지만 휴대폰을 저 멀리 둔 채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우리는 지금 살고 있는 집 1채뿐이고, 최근 이사 계획도 없기 때문에 일일이 시세를 알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랬더니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때 가격은 알지 않냐며 묻길래 그건 당연히 알고 있다고 정확한 숫자로 대답해 주었다. 내가 이야기해 준 아파트 가격은 당연히 아이들이 주고받았던 금액보다 훨씬 낮았으므로 아이는 더 이상 유사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아이가 담임선생님을 통해 수업시간에 경제 교육을 받고 직접 해본 활동으로는 아직 나오지 않은 10만 원권 화폐 내 맘대로 디자인해보기와 돈은 왜 중요할까에 대한 주제글쓰기였다. 덕분에 왜 명절에 받은 용돈을 은행에서 개설한 계좌에 넣어두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왜 모든 것을 사줄 수는 없는지에 대해 조금은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었다. 감사한 마음은 혼자 간직하면 아무도 모르니까 흘러 흘러 아이 앞에서 선생님에 대한 칭찬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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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에 걸쳐서 총 세 번 이루어진 경제 금융교육을 받고 온 아이는 경제에 대해 이전보다 부쩍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었다. 꿈에 대해 발표하는 공개수업 때 한 아이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버핏처럼 되고 싶다고 했는데 아이돌을 발표하던 아이가 이제야 그 이름을 거론하며 대단해 보이는 모양이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내 귓가에서 맴돌았다. <세이노의 가르침>에 있었던 아이들에게 도움 될 책이 생각났다. 인터넷 서점에서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를 검색해 보았는데 품절이었다. 하지만 집 근처 어린이 도서관에는 경제만화 시리즈와 청소년 버전까지 모두 존재했다. 도서관 만세! 돈을 버는 방법과 주인공은 어떻게 돈을 버는지에 관해 나와있다던 1권을 보고 대출 중이었던 2권이 어서 반납되길 기다리는 중이다.


이러쿵저러쿵 카더라만 듣고서 호기심만 증폭되면 추측만 할 뿐이다. 제대로 알면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 집 가격보다 중요한 건 부모님이 돈을 버는 과정일 것이다. 어떻게 부모님이 돈을 버는지 알게 되면 감사할 수밖에 없고, 아이들도 본인의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지 않을까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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