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학교생활이 싫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적응기간이 다 끝날 무렵 들려준 학교생활을 한마디로 줄인다면 제목과 같은 내용이었다.
"엄마, 학교는 즐거워!"
감사하게도 곧 2학기를 마치는 12월 현시점에도 아이의 의견은 동일했다.
긴장과 설렘이 가득한 새로운 공간에서 적응을 하며 조금씩 학교생활에 익숙해진 아이는 쉬는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도 대화를 나눠보며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아이가 느끼는 학교의 즐거움과 불편하다고 느끼는 다른 아이들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둘째와 셋째 아이의 가정보육으로 다른 가정에서의 육아스타일과 어떤 루틴을 가지고 생활하는지 궁금했지만 오프라인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3월 한 달간 함께 등교를 하며 지나쳐왔던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무척이나 단정하고 침착해 보여서 놀라기도 했다.
물론 우리 집 첫째도 놀랍다.
놀이터에서도 가장 목소리가 커서 붐비는 시간을 피할 때가 많고, 옷도 원하는 스타일만 입어서 택을 떼지 않은 신발도 있으며, 급식도 세 그릇이나 먹었다고 말해주어서 그게 가능하구나 싶은 마음이었다.
엄마 나이 8년 차에 추가된 업무는 다음과 같다.
아침밥 챙기기
- 토스트와 과일 혹은 간단하게 밥과 국(최대한 아이가 좋아하는 식단)
등교는 8시 20분 집에서 출발
- 빠르면 10분이면 가능한 등굣길이지만, 이것저것 관심 많은 아이에게 재촉하지 않기 위해 일찍 출발)
아이와 상의해서 학교 아침시간에 읽을 책 1권 준비
- 아이의 관심분야와 취향을 고려하여 좋은 책들과 추천도서들은 많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고르기.
학교에서 가져오는 가정통신문과 과제 등 다시 제출해야 할 것들은 기한 상관없이 바로 다음날 제출.
놀이터도 원하면 언제든지, 잠자리 독서와 원하는 자유시간 보장 등
초등학생이 된 자녀를 보며 가끔 떠올려지는 나의 어릴 적 초등시절 일화가 있다.
3학년 무렵 학교를 다녀와서 집에 오랜만에 방문하신 이모부께서 하신 말씀이다.
"학교에서 재미있었느냐~?"라는 물음에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은 10대는 "네."라고 대답하였다.
사실은 학교에서 나름 어려운 내용도 배웠던 하루였고, 집으로 걸어오는 길이 그 시절엔 꽤 멀게 느껴졌는데 놀기만 하다 온 것처럼 재미있냐고 물으신 답변이 그 당시엔 황당했었다.
그런데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첫째 아이는 정말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이다.
학교에 일찍 가도 특별히 할 일이 없을 텐데 매일 교실에 제일 먼저 등교하는 것을 원한다.
쉬는 시간에는 새끼손가락으로 책가방 들기 게임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나이에만 할 수 있는 놀이가 아닌가 싶어 내심 너무 귀여웠다.
매년 3월에는 길가에 피어나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을 보며 우리의 새싹들도 그 길을 함께 오고 간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모두가 서로를 위해 배려하고 애쓰는 것이 느껴져 매 순간 더 감사했다.
이 시기가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안분지족의 마음으로 알파 세대의 행복을 위해 지금처럼 따스한 눈빛을 장착하고, 귀를 기울여야겠다.
이 추운 겨울이 지나면 더 건강한 봄을 만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