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공개수업

귀여운 1학년

by 쥐방울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공개수업날.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보면 교실 뒷자리에 제법 깔끔하게 차려입은 부모님들이 가득 계셨고, 괜히 들뜬 마음에 앞쪽에 계신 선생님의 수업에 잘 집중할 수 없었던 풍경이 떠오른다.


2022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의 수업을 아이의 입으로 전해 듣기만 했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처음이자 유일한 기회인 공개수업 날이었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참석하는데 3초면 가능했다.

아침에 멀끔하게 씻은 얼굴을 하고, 상의만 제법 깔끔한 모습으로 노트북을 켜고 앉으면 끝이다.

포스트코로나 혹은 위드코로나를 준비하는 상황이지만, 제일 안전해야 할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위해 비대면으로 참여가 가능했다.

수업 전날 담임선생님은 온라인수업플랫폼인 하이클래스 어플의 알림장을 통해 입장 가능한 주소와 비밀번호를 전달해 주셨다.




선생님이 공개수업을 위해 준비해주신 수업의 주제는 <오늘 아침에 학교로 오면서 들었던 감정>이었다.

아이들은 선생님께서 나눠주신 종이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보고 앞에 나와서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5~10분 정도 시간이 주어진 동안 글자 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자리에서 손을 들면 선생님께서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개인별로 짧은 도움을 주시곤 했다.

주어진 시간이 다 되었고, 선생님을 기준으로 오른쪽 맨 앞에 앉은 아이부터 나와서 발표를 권하셨으나 첫 타자의 부담을 가진 아이는 무언의 거절을 표현했고 선생님께서는 재빠르게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리셨다.

그 반대편 왼쪽 맨 앞에 앉아있던 아이는 우리 집 첫째였다.


선생님은 친절하게 다시 한번 "적은 내용을 앞에 나와서 발표해 볼까?"라며 물으셨고, 선뜻 앞에 나와 발표해준 아이는 모두에게 칭찬의 박수를 받게 되었다.

그 순간 제법 떨렸을 텐데도 용기 내어 발표한 아이는 얼마나 이후에도 뿌듯했는지 하교해서도 후일담이 내내 이어졌다.

이후 공개 수업답게 모든 아이의 작품을 발표하다 보니 정해진 시간이 조금 넘어서까지 진행되었다.

1학년 아이들은 20분이 넘어가면 대부분 집중력이 저하되는데, 45분 가까이 수업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화면을 통해서 만나게 되니 무척이나 대견스러웠다.




그동안 전해 듣기만 했던 학급의 풍경들, 선생님의 안내를 통해서 알게 된 아이들의 멋진 수업태도 등을 공개적인 행사를 통해 접할 수 있는 기회였고 많은 준비를 한듯하여 감사한 마음이었다.

물론 준비 중에 가장 큰 준비는 마음의 준비였으리라..

1학년답게 공개수업 참여율은 100%였다.

수업에 당연히 방해되지 않게 학부모들은 음소거와 비디오 꺼짐은 기본이었고,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화면 캡처 혹은 영상 저장 등은 미리 금지 안내를 받았다.

공개수업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등교했던 아이들이라도 실감이 안 나서 평소처럼 잘 해내는 아이도 있었지만, 부모님이 본다는 사실에 떨려하는 아이도 보였다.

수업을 마친 후에는 1분 정도 화면에 직접 나와서 부모님과 인사하는 시간도 짧게 마련해 주셨다.

여하튼 그냥 두면 자기만의 방향대로 잘 성장할 것 같은 보석같이 빛나는 귀여운 1학년이었다.



* 아이들이 아침에 등교하면서 들었던 감정 best3

1위 : 졸려서 피곤해요

2위 : 좋아요

3위 : 싫어요

기타 : 엄마한테 아침에 혼나서 슬퍼요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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