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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Feb 10. 2023

밸런타인데이가 생일인 손자 선물



쌍둥이 손자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가 생일이다. 초콜릿을 주고받으며 사랑과 을 나누는 날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주말에 둥이가 오기 때문에 주말에 둥이 생일 파티를 해주려고 한다. 케이크는 필수다. 둥이는 케이크 촛불 끄는 것은 좋아하지만 케이크를 안 먹는다. 억지로 조금 먹여보려고 해도 안 먹는다고 도망간다.


며칠 전에 지우가 초콜릿이 들어있는 과자를 한 입 어 먹는 영상을 보내왔다. 이번에 혹시 먹을지도 몰라 쵸코 케이크를 준비하려고 한다. 다른 집은 과자와 음료수를 안 먹이려고 하는데 우린 과자를 어떻게든 먹여 보려고 한다. 간식을 잘 안 먹기 때문이다. 유치원에서도 간식을 안 먹는다고 한다. 그래도 요즘 쌍둥이가 꼬깔콘과 건빵은 조금 먹어서 주말에 혹시나 먹을까 싶어 사다 놓는다.


둥이 할아버지와 이번 둥이 생일 선물을 뭘로 사 줄까 계속 고민을 하였다. 할아버지는 이제 여섯 살(만 5세)이니 보조 바퀴 달린 두 발 자전거를 사주고 싶다고 한다. 벌써 지난주에 자전거 가게에 가서 보고 왔다고 했다.

"그냥 아무거나 사지 말고 둥이 오면 둥이 데리고 둥이 아빠랑 함께 가서 보고 사요."

미리 준비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안 그러면 성질 급한 할아버지가 덜컥 사서 배달하기 때문이다.


매년 생일과 어린이날에는 백화점에 가서 둥이 옷을 사 주었다. 백화점에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요즘 캉O 브랜드 옷을 많이 사주었다. 요즘 아이 엄마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라고 했다. 캥거루 상표도 예쁘고 디자인이랑 색상이 예쁘다.


올해 생일에도 옷을 사주고 싶었다. 어제 43년 지기 친구들을 만나고 오는 길에 중간에 짝꿍을 만나서 백화점에 갔다. 백화점은 정말 오랜만에 갔다. 퇴직하고 처음 간 것 같다. 다시 서울 나오기 힘들어 오늘 서울 나간 김에 백화점까지 들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아동복 매장은 3층이라 바로 3층으로 올라갔다. 몇 군데 매장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옷을 찾았다.


오전에 서울 나오며 며느리에게 둥이 옷 사이즈를 카톡으로 물어보았다. 120이 좋다고 했다. 그러며

"츄리닝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한다. 남자아이들이고 활동력이 많아서 내 생각도 같다. 그저 아이들 클 땐 편한 옷 최고다.


쌍둥이라 옷을 꼭 두 벌 사야 한다. 어떤 때는 똑같은 것을 두 벌 사기도 하고 때론 디자인은 같지만 색상이 다른 걸로 산다. 이번에는 디자인은 같지만 색상이 다른 츄리닝 종류로 두 벌 샀다. 그리고 조금 아쉬워서 2월과 3월에 츄리닝 위에 입으면 좋을 점퍼도 샀다. 혹시 색상이나 크기가 안 맞으면 교환할 수 있도록 포장했다.


손자 옷을 살 때마다 기분이 좋다. 내가 사준 옷을 입고 유치원이나 키즈 카페에 가면 행복하다. 오늘 산 옷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짝꿍이 둥이 옷이 든 쇼핑백을 들고 걸으며 나보다 더 신나 한다. 우린 손자에게 무엇이든 아낌없이 주고 싶어 한다.


나는 쇼핑하는 것을 좋아했다. 심지어 아이쇼핑도 좋아했다. 그러나 요즘 쇼핑을 자제한다. 퇴직하고 절약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사고 싶은 것도 별로 없다. 옷에도 다른 물건에도 욕심이 없다.

그리고 특별하게 살 것 없이 백화점을 순회하기엔 시간도 아깝고 체력이 부족하다. 둥이 옷만 사고 바로 지하철을 타러 내려왔다.


이제 토요일에 자전거 가게에 가면 된다. 다녀오며 케이크도 오면 될 것 같다. 오늘 저녁에 올 둥이가 기다려진다.

"할머니, 지우 연우 왔어요."

하고 문을 열고 들어올 둥이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지우 연우, 다섯 번째 생일 축하해. 올해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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