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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Dec 08. 2023

모교인 서울교대를 다시 방문했다


지난 10월 21일 모교를 방문했다. 서울교대인 추모 음악회에서 추모시를 낭송하기 위함이었다.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가슴이 벅찼다. 추모시 낭송도, 음악회도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 같다. 동문회보 12월 호에 내가 쓴 추모 음악회 소감문도 실릴 예정이다


이번 주에 다시 서울교대를 방문하였다. 운영위원회 회의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교대를 둘러보았다. 참 오랜만에 여유 있게 모교 교정을 거닐어 본다. 어제까지 춥던 날씨가 오늘은 포근해졌다. 교정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추억에도 잠겼다. 대학 생활은 짧은 2년이었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곳이라 늘 그리웠는데 모처럼 여유 있게 둘러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멀리 보이는 곳은 대학 본부가 있는 대학원 건물


옆에 있는 서울교대 부속초등학교도 새로 멋지게 지어졌다. 동기가 교대부초 교장일 때 새로 신축했다. 지난번 서울대공원 둘레길 산행 때도 만났는데 고생하며 짓기만 하고 실제로 새 건물에서 근무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세상 일은 항상 그렇다. 고생한 사람 따로 있고 혜택 보는 사람 따로 있다. 고생은 했지만, 보람은 클 거다.


서울교대는 원래 한양대학교 근처인 행당동에 있었다. 77년 2월 서초동 신축교사로 이전하였다. 76학번은 2학년부터, 77학번부터는 1학년 때부터 서초동 캠퍼스에서 공부하였다. 처음 서초동 캠퍼스는 검정 벽돌로 지어져서 학교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교도소 같다고 했다. 거기다 주변이 밭이어서 비 오는 날엔 장화 없인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등굣길이 안 좋았다. 완전 시골 같은 곳이었다.


지금은 비싼 땅이 되었고 검찰청과 법원 등이 있어서 화려한 동네가 되었다. 교대도 건물이 많이 들어서서 우리가 공부할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운동장 건너편에 기숙사도 생기고 식당도 지어졌다. 대학원 건물과 체육관도 멋지게 지어졌다. 둘러보다 보니 옛날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광물 표본이 길게 있어서 교대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좌)광물 표본


시간이 되어 동문회 사무실로 갔다. 동문 선배님이신 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었는데 매년 4월이면 '자랑스러운 서울교대인상'을 시상한다. 매년 한두 명을 선정하여 상을 준다. 교대 졸업생이나 현직에 있는 동문 중에서 교대의 위상을 높였거나 사회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동문에게 주는 상이다.


그동안 많은 분이 상을 받았다. 이번에 '자랑스러운 교대인상' 추천(심사)을 위한 전문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전문위원은 여섯 명으로 구성되었다. 서울교대 동문 중 로펌을 운영하는 변호사, 교대 미술과 교수님, 교육장님으로 퇴직한 분 등 쟁쟁하신 분들인데 내가 끼게 되었다. 내가 낄 자격이 있는지 잠시 고민이 되었다.


전문위원은 교대인상 대상자를 추천할 수도 있고 추천받은 분 중 공적심사위원회를 통과한 분 중에서 대상자를 선정하는 일을 한다. 굉장히 중요한 자리인데 함께하게 되어 영광스럽기도 하면서 부담도 되었다. 


회의를 마치고 식사하러 갔다. 말씀을 나누던 중 거제의 외도 보타니아를 만드신 회장 부부가 모두 교사 출신인데 부인인 최호숙 회장님이 동문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서울교대 전신인 서울사범을 졸업하고 교사로 근무하다가 명예퇴직 후에 외도에서 생활했다고 한다. 자랑스러운 교대인상 대상자로 추천했지만, 사양했다고 들었다.


년 휴가 때 남편과 거제, 통영, 진주를 다녀왔다. 그때 거제 외도 보타니아도 다녀왔는데 섬 전체가 식물원으로 가꿔져 있어 그저 감탄사만 나왔다. 섬을 구입해서 지금처럼 멋진 식물원으로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했을지 짐작이 갔다. 외도 보타니아를 만드신 분이 동문 선배라고 하니 정말 자랑스럽다.

작년 여름 휴가로 다녀온 거제 외도 보타니아

그동안 많은 수상자가 나왔다. 봉사를 많이 하신 분, 변호사, 산악인, 기부활동에 앞장 서신 분, (전)국회의원, 베스트셀러 작가분, 후배 양성에 힘쓴 교수님 등이 수상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분은 '엄마 반성문'을 쓴 이유남 작가이다. 같이 교장 연수도 받았었는데 자랑스러운 교대인상 수상자였다.  


가장 훌륭한 분은 어려운 학교 현장에서 묵묵히 학생들을 교육하시는 후배 선생님들이라고 생각한다. 한 분 한 분 다 상을 드리고 싶다. 올해는 어떤 분이 자랑스러운 교대인상으로 선정될지 기대된다.


이번 주에는 모교인 서울교대를 방문한 날이 특별한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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