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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래 Jul 10. 2022

이젠 특실을 이용해야지

KTX, 부산 퇴직 연수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전에는 여행 갈 때나 고향에 갈 때 고속버스를 많이 이용하였다. 고속버스는 일반, 우동만 있는 줄 알았는데 통영  다녀올 때 타고 온 고속버스는 너무 럭셔리(?)하였다. 프리미엄 버스라고 했다. 1인석은 완전 안마의자처럼 눕혀졌고 옆에는 커튼도 있어서 4시간 동안 안마의자에 누워서 오는 것처럼 편안했다. 처음 타보는 버스라 여러 사람에게 프리미엄 고속버스 이야기를 하며 신나 했다.


이번에 부산에 갈 때는 ktx특실로 다녀왔다. ktx특실도 프리미엄 버스처럼 의자도 크고 공간이 넓어 편안했다. 캐리어를 2인석 가운데 두어도 공간이 있어서 좋았다. 부산까지 특실은 83,700원이고 일반석은 59,800원이다. 약간 비싸긴 하지만 여러 가지 혜택이 있었다. 생수와 땅콩 간식을 주고 신문도 가져다 볼 수 있다. 읽을 잡지와 책도 준비되어 있다. 땅콩 간식은 고소한 게 제법 맛이 있었다. 도착할 때까지 쾌적하였다. 평일이라 빈자리가 있어서  그런지 조용했다. 다음에 ktx를 타고 여행할 때는 특실을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 이 정도는 스스로 나를 대접해도 될 것 같다.

부산 광안대교(새벽과 밤)

부산역에 도착하여 셔틀버스를 타고 연수 장소로 이동하였다. 광안대교를 건너니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큰 빌딩과 새로 지은듯한 고층 아파트가 많았다. 연수 장소는 해운대 옆 바닷가에 위치해 있었다. 저녁 식사 후 바닷가와 동백섬을 산책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다.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지만 인원 제한이 없어서 연수생이 120명 정도 되었다. 좀 많다고 생각했다. 퇴직 연수는 퇴직에 대비해서 보통 자산관리, 연금관리, 건강관리가 교육 과정인데 이번 연수에 특별한 과목이 보였다. '나도 작가 되기(글쓰기)'과정이 있어서 눈이 번쩍 떠졌다.  여행작가 양**님이 강사였다. 책도 여러 권 발행한 출간 작가였다. 여행 글쓰기, 여행 사진 찍기 등이 강의 주제였다. 여행 글쓰기의 디테일한 것을 강의할 줄 알았는데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도움 되는 부분은 있었다. 여행 글쓰기에서 사진의 중요성은 다 아는 사실이다. 사진 촬영 강의는 좋았다. 새로운 도전 의욕이 본능처럼 생겼다. 짧은 강의로는 다 익힐 수 없기에 차후에 꼭 배우리라 다짐했다. 가로로 찍은 사진은 쓸모가 없다는 것도 알았다. 이제부터 사진은 꼭 세로로 찍어야지 생각했다. 스마트폰 사진 찍기에 수동 기능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정말 배울게 너무 많다. 하지만 앞으로 시간이 많을 거라 문제없다.

 

두 번째 관심 연수는 '명화 속 인문학 여행'으로 '인생, 반 고흐에게 배우다'였다. 반 고흐는 평소에도 잘 알고 있는 화가라 기대를 많이 하였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강의는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다. 늘 주제를 벗어나 아웃사이드 이야기가 많다. 제발 강의 주제에 집중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명화 감상에 대한 안목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해변 열차-열차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등 여러가지다

3박 4일 연수 중 오후 반나절 자유시간이 있었다. 가까운 용궁사에 들렀다가 부산 가면 꼭 타보고 싶은 해변 열차를 탔다. 송정역에서 미포까지 30분 정도 걸리는 코스였다. 옛날 기차역을 활용하여 바다 주변을 달리는 작은 차로 시원하기도 했지만 바다를 계속 보며 이동하여 좋았다.

호랑이 젤라 떡

 미포에서 내려 해운대까지 걸어오는 중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멈춰 섰다. 호랑이 젤라 떡이라고 핫플레이스였다. 안 먹을 수가 없지- 줄 서서 기다렸다가 주문했다. 약간 짭짜롬했지만  맛있었다. 날씨가 더워 빨리 녹아서 순식간에 먹어야 했다. 젤라토를 떡으로 싸서 만드는 아이스크림으로 모양은 찰떡 아이스 비슷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아이스크림이 부드러웠다. 나무 받침대에 주는 게 이 가게의 노하우인 것 같았다. 더운데 가게 밖에서 먹어야 하는 게 좀 아쉬웠지만 우연하게 맛본 호랑이 젤라 떡 덕에 기분은 좋다.

해운대 바닷가 산책로를 걸어 숙소까지 오는데 힘이 다 빠졌다. 그래도 오늘은 신나는 하루였다.



연수를 마친 결론은 

퇴직 후 의료보험비라도 벌려고 뭐라도 해야하나 하는 강박증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기회가 오면 돈 버는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는 안 받으려고 한다.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다. 건강해야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다.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감사하며 이 세상을 잘 살아내야겠다.


퇴직한 다음 날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제부터 나는 백수다."

라고 공포하고 다른 일 할 생각을 하지 말자는 거다. 일 해봤자 최대 65세 정도까지라고 한다. 평생 힘들었으니 좋아하는  하면서 지내기로 나는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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