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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디오 읽음 Sep 30. 2024

I Love Vintage - Part 2

Slightly im perfect bowls

 우리는 Thrift shop에서 샀던 큰 그림을 가지고 Grand Bazaar NYC(벼룩시장)로 이동했다.


 Grand Bazaar NYC은 1979년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장이다. 학부모들의 시작으로 뉴욕시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 되었다. 그 후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역 예술가, 디자이너, 공예 제작자, 빈티지 및 골동품 딜러, 장인, 요리사 등 기업가에게 절실히 필요한 저렴한 소매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수익 100%를 네 개의 지역 공립학교에 기부하고, 2,000명 이상의 어린이에게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 (100 West 77th Street, New York, New York)

 우리는 빈티지 옷과 각자 관심 있는 물건들을 구경했다. 나는 중간에 카메라가 고장 나는 바람에 중고 카메라를 구경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파는 필름 카메라에 비해 상태가 좋지 않아서 구매를 미뤘다. 그동안 갈고닦은 빈티지 쇼핑 노하우를 여기서 많이 발휘했다. "이건 내 거야!"라고 생각되지 않거나 흠집이나 수집 가치가 없는 물건들은 사지 않았다.






 우리는 시장을 빠져나와 그릇을 사기 위해 플랫아이언 빌딩(Flatiron Building) 근처 빈티지 그릇 샵에 방문했다. 멀리서부터 희미하게 보이는 빌딩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점점 거대했다.


 예전 이름은 풀러 빌딩(Fuller Building)이다. 플랫아이언이라는 이름은 건물 모양이 다리미 같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1902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올해 기준으로 122년이나 된 건물이라 보수 공사를 하고 있었다.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공사 중인 모습 또한 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SLIGHLY IM PERFECT BOWLS

But are you that perfect?"


 플랫아이언 빌딩을 지나서 조금 걷다 보니 우리가 찾던 빈티지샵에 도착했다. 나무로 된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쪽에 알록달록한 그릇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그릇으로 쓰기에 문제가 없지만 민트 컨디션(중고 제품 중 상태가 좋은 제품은 "Mint condition"이라고 칭한다.)은 아니었다. 그릇 위에 영어로 "Slighly i'm perfect bowls, but are you that perfect?"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나는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빈티지 샵에 오기 전 벼룩시장에서 이것저것 따지면서 민트 컨디션을 찾던 내가 생각이 났다. 내가 구매하려고 했던 물건들은 빈티지이다.


Secon-Hands, Vintage, Antique 등 대부분 누군가 사용하고 재 판매하는 제품들이다. 이미 사용감이 있는 물건을 새것처럼 완벽한 것을 찾는 것이 참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필름카메라를 생산하는 회사가 있지만 대부분의 필름카메라는 최소 20년 전에 생산된 카메라가 많다.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기 때문에 곰팡이와 녹이 쓴 부품은 기본이고 시한부처럼 언제 고장 날지 모르는 카메라도 많다.


 오래된 카메라는 상태가 좋을수록 비싼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다. 나도 오랫동안 카메라를 소장하고 싶기 때문에 상태가 완벽한 카메라를 구하려고 노력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그럼 나는 완벽한가?"이다.

 

 훌륭한 사진작가 만이 좋은 카메라를 써야 하는 법은 이 세상에 없다. 내가 생각하는 카메라의 본질적인 역할은 이미지 기록이다. 기록하고 싶은 장면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모두가 공부를 할 때 만점을 맞을 수 없지만 만점을 위해서 공부하고 노력한다. 비싼 필기구와 학습지, 스타 강사의 인터넷 강의와 과외를 듣는다 해도 만점을 맞기는 어렵다.


 나는 완벽한 카메라만 있으면 만점짜리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무의식 중에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문구를 보고 내가 빈티지를 대하는 태도는 많이 바뀌었다. 조금 모자라도 이해하며..

 



-다음화-

강아지를 사랑하는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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