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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디오 읽음 Sep 23. 2024

I Love Vintage

Divine Comedy

 나는 낡고 오래된 물건을 좋아한다. 그래서 늦은 밤 중고어플을 구경하는 것은 내 오래된 취미가 되었다. 내가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게 된 것은 쇼핑 중독 덕분이었다.


 20대 초반 K자동차 회사에 인턴으로 일하였다. 저축은커녕 월급을 받는 대로 그동안 사고 싶었던 물건을 하나씩 사모으기 시작했다. 인턴 생활이 끝날 때쯤 내가 모았던 전자기기와 옷, 신발 등 많은 물건들은 새로운 버전이 나왔다. 내가 샀던 물건은 더 이상 반짝거리지 않았다.


 로로를 만나게 된 이후 내 구매 습관은 완전히 바뀌었다. 어느 날 로로와 나는 패션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나는 돈으로 쉽게 패션을 즐기고 싶지 않아", "패스트패션은 지구를 파괴해“, ”옷 폐기물은 지구 쓰레기 중 많은 비중을 찾이해, 그래서 나는 빈티지가 좋아"

 로로와 나는 옷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와 완전히 달랐다. 얼마나 희소성이 있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가 중요한 내 패션 철학이 한순간에 붕괴되었다. 그렇게 나도 이미 세상에 만들어졌던 물건을 사용하기로 다짐했다.


 빈티지 쇼핑을 할 때는 꼭 보물을 찾는 해적과 같다. 얼마나 더 멋지고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할 수 있을지 눈은 쉬지 않고 굴러간다.




Divine Comedy

 로로와 나는 맨해튼의 어느 한 빈티지 샵에 다녀왔다. 우리는 해외에서 구매한 물건들로 집을 채우는 것이 목표다. 로로는 집값이 조금 비싼 동네라 이곳 빈티지샵에서 파는 물건은 품질이 좋다고 말했다. 우리는 우연히 달리(Salvador dali)의 신곡(Divine Comedy) 작품 중 하나인 그림을 발견했다.

 

1950년대 초, 위대한 이탈리아 시인 단테(Dante Alighieri)의 700번째 생일을 기념하여 이탈리아 정부는 초현실주의 거장 달리에게 신곡 기념을 위해 100개의 삽화제작을 의뢰했고 한다. 하지만 달리는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서사시 삽화를 묘사하도록 의뢰받았을 때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그래서 위원회에 대한 분쟁은 마침내 이탈리아 의회에 이르렀고 달리의 계약은 정식으로 취소되었다. 하지만 달리는 계약이 취소되었음에도 프랑스 출판사의 도움을 구하고, 단테의 글에 대한 응답으로 100개의 수채화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단테의 신곡은 단테가 30대인 나이에 사후 세계를 여행하는 내용으로 총 세 개의 찬가로 나뉜다.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 각 찬가는 33개의 칸토로 구성되어 있고, 첫 번째 찬가는 34개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전체 시는 100개의 칸토로 구성되어 있다.


 단테는 1300년 4월 7일과 8일 사이의 밤, 교황 보니파시오 8세가 선포한 첫 번째 희년의 해에 시작하여 춘분 동안 세 개의 사후 왕국을 여행했으며 4월 14일 자정에 여행을 마쳤다고 한다. 단테는 '어둠의 숲'을 걷는 데 하루와 하루 밤이 걸렸고, 지옥을 여행하는 데 하루와 하루 밤이 걸렸고, 지구 중심에서 연옥의 해안으로 돌아오는 데 하루와 하루 밤이 걸렸고, 두 번째 왕국의 산을 오르는 데는 3박 3일, 그리고 또 다른 반나절이 걸렸고, 마지막으로 낙원의 하늘을 방문하는 데는 24시간이 걸렸다.


 단테의  신곡은 모든 시대의 세계 문학에서 가장 숭고한 표현 중 하나로, 단테가 자신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내세의 왕국으로 떠난 여정을 시적 형태로 서술했다. 이성을 대표하는 안내자 버질과 신앙의 상징인 베아트리체의 도움을 받아 단테는 죄의 '숲'에서 길을 잃은 후 이 여정을 떠난다. 지옥의 세계로 내려가 정화의 영역을 거쳐 다시 올라가 행복의 영역에 들어가면서 단테는 신체와 정신을 정화한다.

 단테가 그의 서신인 '칸그란데 '에서 말했듯이 그의 서사의 목적은 모든 인류를 비참한 상태에서 행복한 상태로 옮기는 것이다.

 나는 그림을 구매하기 전 단테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로로와 그림에 대한 정보를 찾으면서 이 그림이 얼마나 더 가치가 있고 훌륭한 작품인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발견한 그림은 다른 작가가 달리의 그림을 모작한 것이다.)

 단테가 말하는 것처럼 내가 생각했던 철학은 비참한 상태에서 행복한 상태로 움직이고 있다.


 나는 빈티지 쇼핑의 묘미를 다시 한번 느끼며.. 오래된 앨범 2권과 그림, 엽서 몇 장을 구매하고 맨해튼의 어느 한 벼룩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다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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