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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디오 읽음 Sep 17. 2024

뉴욕의 건물들

Merchant's House Museum

 로로와 나는 JFK 공항에 도착했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와서 그런지 온몸은 피곤했다. 우리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노란색 택시 탔다. 공항에서 맨해튼으로 이동 중 대마초 냄새가 창 틈으로 들어왔다. 순간 내가 뉴욕에 도착을 했다는 걸 체감했다.


 맨해튼의 거리를 걷다 보면 맨홀 뚜껑에서 하얀 증기가 올라온다. 조금은 위험해 보이기도 하고 가까이 다가가면 뜨거운 열을 느낄 수 있다. 나는 하얀 증기에 대해 로로에게 물어보았다.

 맨홀 밖으로 빠져나오는 하얀 증기는 맨해튼 건물의 난방을 책임지고 있다. 1882년 대 설치된 배관은 오래돼서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그래서 균열 사이로 뜨거운 증기가 빠져나와 맨홀로 나온다. 맨해튼 아래에 설치된 배관은 105마일(약 169km)이라고 하니 조금 놀라웠다.


 맨해튼의 거리를 걷다 보면 오래된 건물을 자주 볼 수 있다.

맨해튼의 흥미로운 난방 시스템 때문인지 오래된 건물 내부도 궁금했다.


“Merchant's House Museum”


 우리는 맨해튼 노호 이스트 4번가 29번지에 있는 역사적인 주택 박물관을 찾았다.


 모자를 제작하던 Joseph Brewster가 1831년 지은 이 집은 연방 스타일의 벽돌로 지어진 외관과 그리스 부흥식(Greek Revival)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4층 건물이다.

 Brewster는 사업가인 Seabury Tredwell에게 판매하였고, 오랜 시간이 지나고 먼 친척이었던 George Chapman은 건물을 구입하여 박물관으로 바꾸었다.

 Tredwell처럼 돈이 많은 사업가들이 지금은 시끄럽지만 당시 한적했던 4번가 일대에 많이 거주했다고 한다.



 우리는 무거운 문을 열고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도슨트가 우리를 반겼다. 가방을 보관하는 동안 옆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2012년 처음 건물 주변에 호텔이 들어올 것이란 걸 알게 되었다고 했다.

 2014년 6번의 청문회를 거쳤지만 LPC(뉴욕시 랜드마크 보존 위원회)는 호텔 건설을 승인했다.

 이후 많은 소송(약 13억 원 사용)이 있었고 2023년 12월 결국 LPC는 지역사회, 보존 단체, 공무원, 엔지니어 및 보존 건축가들의 압도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안된 개발을 승인하기로 투표했다.

 몇몇 사람들은 오래된 건물을 지키는데 왜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상인의 집(Merchant's House)은 연방, 주, 도시의 랜드마크다. 1965년 LPC의 첫 번째 회의에서 지정된 첫 번째 건물이었고 내부와 외부를 랜즈마크로 지정한 120개의 건물 중 하나이다. 따라서 건물의 문화적, 건축적 중요성은 뉴욕시의 역사에서 논쟁의 여지가 없다.


 LPC는 상인의 집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뉴욕 주민들에게 책임을 지는 뉴욕시의 소유다. 또한 “도시의 놀라운 역사와 유산에 생명을 불어넣는 특별한 장소와 건물을 보호하여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하는 것“은 LPC의 사명이다. 상인의 집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LPC의 실존적 의무를 포기하는 것이다.  

 만약 상인의 집을 위험에 빠뜨린다면 뉴욕의 랜드마크로 지정된 수많은 건물들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다.


 현재 상인의 집은 많은 자금을 소송에 사용하여 재정이 부족해서 다양한 기부와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상점에서 파는 물건들의 수익금은 랜드마크 건물을 보존하는 곳에 사용하고 있다.

(https://merchantshouse.org)

 나는 오래된 주택에 살고 있다. 주변은 공업소들이 많아서 자동차가 자주 다니지만 사람이 많이 다니진 않아서 한적하니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소박하게 집 앞 식물을 가꾸며 눈과 낙엽이 떨어지면 깨끗하게 청소하는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 높고 큰 건물이 많이 없어서 해 질 녘 옥상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은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줄 때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는 수많은 재개발을 하고 있다. 정부, 노후된 건물에서 살고 있는 사람, 건설사와 주변 상가 주인들은 새로운 아파트와 건물들이 들어오길 바라고 있다.

 우리 집 일대의 주변 마을들은 재개발에 준비 중이다. 언젠가 우리 집도 재개발 승인이 떨어지면 이사를 가야 한다.


 행복하고 아름답던 추억들을 함께했던 주택을 남겨두고 떠날 생각에 벌써 가슴이 아려온다.


- 다음화 -

I Love Vin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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