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o
뉴욕에 가면 꼭 들려야 할 박물관들이 있다. 나는 그중에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휘트니 미술관을 방문했다.
2년 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처음 가보았을 때가 생각이 난다. 로로의 친구들을 미술관 앞에서 만났다. 그리고 우리는 센트럴 파크에서 돗자리를 깔고 팔레페를 먹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앞은 만남의 광장이다. 언제나 관광객과 사람들이 미술관 입구에 있는 계단에 앉아있다. 계단 앞은 할랄 푸드트럭과 택시들이 사람들을 기다린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름에 걸맞게 거대하고 수많은 예술품들이 있다. 나는 너무 넓어서 하루 만에 미술관을 다 구경할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무엇을 봤고 어떤 작품이 가장 좋았었는지 기억이 흐릿하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은 장면 하나가 기억이 난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석고 조각상 앞에 앉아서 소묘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어린아이들 까지도 줄이 그어진 노트를 펼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나름 미술관을 많이 가봤지만 미술관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나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너무 많은 작품들을 본 탓인지 조금 휴식이 필요했다. 박물관을 나와 생각 없이 한참을 걸었다. 어느덧 소호에 도착했다.
사우스 오브 하우스턴(South of Houston) 흔히 소호라 부른다. 오래전 소호는 렐라가 살고 있는 할렘처럼 그렇게 비싼 지역은 아니었다. 공장과 창고가 많았던 소호는 대공황 이후 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았다. 가난한 예술가들은 비어있는 창고에 몰래 들어가서 작업실을 만들었다. 황폐해진 소호거리는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개성 있는 지역으로 거듭났다.
인테리어에서 소호 로프트,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거친 느낌을 주면서 힙해진 소호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월세와 임대료가 오르면서 가난한 예술가들은 떠나게 되고, 그 자리에는 명품 브랜드와 고급 식당들이 들어섰다.
대한민국에도 성수동이라고 소호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장소가 있다. 한 번은 성수동에 같이 갔다. 오래된 소규모 공장이 밀집된 준 공업지역 같았다. 분당선 연결공사 개통과 서울숲 상업용지 개발이 완료되면서 접근성과 시민 휴식공간이 확보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오래된 소규모 공장들은 음식점과 카페가 들어섰다. 지금은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들이 그곳에서 팝업을 진행한다.
예술가들이 떠난 소호는 지금 봐도 아름답다. 아직도 예술가들의 잔재가 남아있다.
뉴욕에서 예술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큰 목표가 생겼다. 한 번쯤 뉴욕을 무대로 예술 활동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거칠고 무질서하게 느낀 뉴욕의 예술은 나에게는 강렬했다.
- 요즘 번 아웃이 오는 바람에 한동안 글을 적고 업로드를 못했습니다. 다음화 뉴욕메츠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