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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에서 키클롭스까지

by 야담

카오스에서 키클롭스까지 신화 이야기




혼돈을 뜻하는 카오스(Chaos)에서 태어난 신들은 어둠의 신 에레보스(Erebus), 밤의 여신 닉스(Nyx), 땅의 여신 가이아(Gaia), 지하의 신 타르타로스(Tartarus), 그리고 생산의 신 에로스(Eros)(닉스가 낳았다는 설도 있음)다. 닉스는 에레보스와 혼인하여 낮의 신 헤메라(Hemera)와 대기의 신 아이테르(Aether)를 낳았으며, 그 외에도 노쇠의 신 게라스(Geras), 비난의 신 모모스(Momos), 고뇌의 신 오이쥐스(Oizys), 애욕의 신 필로테스(Philotes), 불화의 여신 에리스(Eris) 등을 탄생시켰다.



닉스는 거짓말의 신 아바테, 죽음의 신 타나토스, 잠의 신 히프노스, 꿈의 신 모르페우스, 그리고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 세 자매를 낳았다. 모이라이 세 자매는 각각 베를 짜는 클로토, 운명을 나누어주는 라케시스, 운명의 실을 자르는 아트로포스로, 심지어 제우스조차 이들의 결정을 거스를 수 없다. 밤을 뜻하는 라틴어 녹스(Nox)와 야상곡을 의미하는 녹턴(Nocturne)은 닉스에서 유래했으며, 양자물리학에서 언급되는 에테르(Aether)는 아이테르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닉스는 거짓말의 신 아바테(Apate), 죽음의 신 타나토스(Thanatos), 잠의 신 히프노스(Hypnos), 꿈의 신 모르페우스(Morpheus), 그리고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Moirai) 세 자매를 낳았다. 모이라이 세 자매는 각각 베를 짜는 클로토(Clotho), 운명을 나누어주는 라케시스(Lachesis), 운명의 실을 자르는 아트로포스(Atropos)로, 심지어 제우스조차 이들의 결정을 거스를 수 없다.



밤을 뜻하는 라틴어 녹스(Nox)와 야상곡을 의미하는 녹턴(Nocturne)은 닉스에서 유래했으며, 양자물리학에서 언급되는 에테르(Aether)는 아이테르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잠을 뜻하는 히프노스(Hypnos)는 라틴어로 솜누스(Somnus)이며, 최면술을 뜻하는 힙노티즘(Hypnotism)과 불면증을 의미하는 인솜니아(Insomnia)의 어원이 된다.




가이아는 스스로 하늘의 신 우라노스(Uranus), 산의 신 우레아(Ourea), 바다의 신 폰토스(Pontus)를 낳았다. 그녀는 폰토스와 결합하여 바다를 상징하는 여러 신들을 낳았다. 먼저, 네레우스(Nereus)는 온화한 바다를 의미하며, ‘바다의 노인’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타우마스(Thaumas)는 경이로운 자연 현상의 신으로, 폭풍의 여신 하르피이(Harpyiae)와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Iris)를 낳았다. 포르키스(Phorcys)는 거친 바다를 상징하며, 그의 아내인 세토(Ceto)는 바다 괴물들의 어머니로 알려져 있다.




포르키스와 세토 사이에서는 메두사를 포함한 고르고(Gorgons) 세 자매, 하나의 눈과 이를 공유한 그라이아이(Graiai) 세 자매, 그리고 여러 괴물들이 태어났다. 한편, 에우리비아(Eurybia)는 바다의 힘과 통제를 상징하며, 이후 티탄 12신 중 하나인 크리오스(Krios)와 결혼하여 별들의 신 아스트라이오스(Astraios), 지혜의 신 팔라스(Pallas), 파괴를 의미하는 페르세스(Perseis)를 낳았다.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은 키클롭스 삼 형제, 손이 백 개 달린 거인 헤카톤케이레스, 그리고 티탄 12신이었다. 키클롭스 삼 형제는 각각 천둥을 뜻하는 브론테스(Brontes), 번개의 스테로페스(Steropes), 벼락의 아르게스(Arges)로 이루어져 있으며, 티타노마키아 때 제우스에게 불벼락이라는 무기를 건네준다. 헤카톤케이레스 삼 형제는 각각 코토스(Kottos), 브리아레오스(Briareos), 키게스(Gyes)로 불리며, 그 의미는 각각 돌진하는 자, 강한 자, 손을 함부로 놀리는 자다. 이들은 난폭한 성격 때문에 흔히 망나니로 묘사되며, 우라노스는 이들을 대지의 가장 깊은 즉, 타르타로스에 가둔다.




대지의 가장 깊은 곳은 바로 가이아(Gaia)의 뱃속을 의미한다. 거인 아이 여섯 명을 뱃속에 품고 있던 가이아는 큰 고통을 느꼈다. 그러나 우라노스(Uranus)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이아와 다시 동침하려 한다. 이에 가이아는 막내아들 크로노스(Kronos)와 공모하여 우라노스의 중요 부위를 잘라버린다. 이때 흘러내린 피가 대지에 닿아 복수의 여신 에리니에스(Erinyes) 자매를 탄생시켰고, 그의 정기는 바다에 떨어져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가 태어났다.




또한,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또 다른 자식들인 기간테스(Gigantes)는 거인족으로 알려져 있으며, 후에 신들과의 전쟁인 기간토마키아(Gigantomachy)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기간테스(Gigantes)는 복수형 단어이며, 단수형은 기가스(Gigas)로 가이아의 자식을 의미한다. 이는 후에 영어에서 ‘자이언트(Giant)’로 발전한다.




꿈의 신 모르페우스(Morpheus)의 이름은 형태를 빚다는 뜻에서 유래했으며, 꿈이란 곧 모르페우스가 빚은 형상이라고 전해진다. 이러한 의미에서 19세기 초 독일의 화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아담 세르튀르너는 아편에서 강력한 진통 성분을 분리해내고, 이를 모르핀(Morphine)이라 명명했다. 모르핀이 고통을 잊게 하고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상태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어, 꿈을 관장하는 신 모르페우스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신화에서 문학으로




신화 속 세계관과 신들의 질서 형성 과정은 여러 문학 작품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사용되어 왔다. 대표적인 예가 H.P.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이다. 이 작품은 고대 신들의 존재와 인간 세계와의 충돌을 다루며, 질서와 혼돈이 공존하는 신화적 개념을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러브크래프트의 신들은 신화 속 티탄이나 원초적 신들과 유사하게, 인간이 감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묘사되며, 이는 그리스 신화에서 카오스에서 태어난 원초적 존재들의 개념과 연결된다. 크툴루 신화는 이후 스티븐 킹, 닐 게이먼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영화와 게임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반복적으로 차용되고 있다.




또한, 신들의 싸움과 인간과의 관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퍼시 잭슨 시리즈가 있다. 릭 라이어던의 이 시리즈는 올림포스 12신과 티타노마키아의 사건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며, 신화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적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인공 퍼시는 포세이돈의 아들로서 신과 인간의 세계를 넘나들며 모험을 펼친다. 이는 신화 속 신들과 인간의 관계가 현대적 맥락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임을 보여준다.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역시 신화적 구조를 강하게 반영한 작품이다. 톨킨은 북유럽 신화를 비롯해 다양한 신화에서 모티브를 차용했으며, 헤카톤케이레스처럼 강력한 파괴적 존재가 등장하는 세계관을 창조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신화에서 신들이 몰락하고 인간이 중심이 되는 과정과도 연결될 수 있다.




조지프 콘래드의 어둠의 심연은 신화 속 어둠과 혼돈의 개념을 인간 심리와 연결하며 인간이 신화적 존재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이는 신들이 사라지고 인간이 질서를 담당하는 위치에 오르면서도 여전히 혼돈과 충돌을 경험하는 현대적 상황을 반영한다.




고찰




오늘의 스토리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물리학 용어 그대로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질서의 형성과 엔트로피 증가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카오스는 단순한 '무질서'나 '공허'가 아니라, 원초적인 상태, 가능성이 가득한 상태로 해석된다. 이 카오스에서 첫 신들이 태어나고 점차 세계의 질서가 형성되며 코스모스로 변화해 간다. 하지만 이 과정은 단순한 정착이 아니라 지속적인 생성과 변화 속에서 이루어진다.




카오스에서 태어난 신들이 결합하고 후손을 낳으며 점점 더 많은 신들이 등장하면서 세계는 복잡해지고 새로운 개념들이 추가된다. 처음에는 닉스와 에레보스처럼 단순한 개념적 존재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빛과 어둠, 대기와 땅, 운명과 질서 같은 개념들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곧 코스모스의 질서를 이루는 한편, 동시에 엔트로피 증가의 방향으로도 나아간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이렇게 형성된 질서는 앞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신들의 세계가 점점 확장됨에 따라 새로운 균형과 충돌이 예고되고 있으며, 이는 다음 세대(티탄 12신)로 이어지는 갈등의 서막이 된다. 이 과정을 살펴보면서 향후 인간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점이 신화의 상징적, 현대적 해석의 중요성이다.




결론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넘어가는 과정은 질서의 형성과 혼돈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신화적 서사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엔트로피 증가와 연결될 수 있으며, 결국 신화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설명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다. 앞으로의 글에서도 신화를 통해 문학과 철학, 그리고 우리의 삶을 연결하는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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