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정한 여유 Apr 03. 2024

인테리어 할 때 챙겨야 돈 버는 것들

지난번에 이어 인테리어 이야기를 이어하려 합니다.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계시다면 이전 글도 읽어보세요.

https://brunch.co.kr/@spacious/113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다행히 요즘에는 인터넷에 후기를 비롯한 여러 글들이 있어서 간접으로 익힐 수 있다. 여러 글이 쌓일수록 더 많은 정보와 상황이 나올 테니 지금 쓰는 글이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 본다.




1. 인테리어계약서는 잊지 말고 보관해야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인데 몰랐다. 이미 공사가 끝나서 필요 없는 줄 알았다. 보통 하자보수 기간이 1년이므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챙겨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다. 집 매매 시 발생하는 세금을 계산할 때 인테리어 계약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버리지 않으면서 애먼 인테리어 계약서를 버리려다 생돈을 날릴 뻔했다.(계약서든 영수증이든 당연히 재발급이야 되겠지만) 인테리어 모든 부분이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확장 공사를 했거나 시스템 에어컨 설치, 새시 교체는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반면에 도배장판이나 화장실 공사, 싱크대 교체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찾아보면 자본적 지출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대략 집의 가치를 높여주는 공사를 인정해 준다고 보면 된다. 세금을 감면받으려고 공사를 하는 것은 아니니 나중에 세금낼 때 필요하다고 기억하면 될 것 같다.

 

2. 공사 끝에 하자를 체크하는 것보다 중간에 하는 것이 돈 아끼는 길이다. 공사 끝에 하자 체크하는 것도 물론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중간중간 공사가 잘 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사 중에 얼굴을 내밀어야 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간식을 사 가기도 하고 중간에 불쑥 와서 들여다보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자주 그러는 것은 오히려 공사에 방해가 될 뿐 큰 도움은 되지 않는 것 같다. 차라리 저녁쯤 공사가 끝났을 때 조용히 혼자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 집의 경우에는 둘러보다 도배한 부분이 약간 이상해 보여서 여쭤본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누수가 발생한 것이다. 오래된 집이라 공사와 관련 없는 부분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는데 이미 도배를 마친 곳이라 사장님은 미처 발견하지 못하신 것이다. 누수원인을 찾기가 어려워서 공사가 약간 지체되었지만 사장님이 꼼꼼하게 체크하셔서 잘 마무리되었다. 공사를 하지 않고 살았다면 언젠가 큰 문제가 되었을 수도 있었기에 크게 안도했다. 특히나 오래된 집이고 확장이나 배수관 교체 등 큰 공사를 한다면 잘 살펴보아야 한다. 후에 큰 추가비용이 드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입주 시 그대로 살던 집의 상태가 엿보인다


3.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자. 인테리어 계약은 보통 공사 후에 전체 비용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서이다. 정상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면 별문제 없이 지나가는 부분이다. 문제는 중간에 공사가 중단되거나 업체 사정으로 공사가 끝까지 진행되지 않는 경우다. 지인의 경우에는 공사 중간에 사정을 말하며 비용을 당겨 정산해 달라고 하더니 갑자기 연락을 두절했다. 주변에서 많이 추천한 업체라 믿고 맡겼는데 말이다. 다른 집은 처음에 약속한 것과 다르게 공사해서 다시 해야 했는데 또 연락이 두절됐다. 드문 경우인 줄 알았는데 주변에서 당황스러운 일을 겪는 것을 많이 보았다. 지불하지 않은 나머지 비용이 있다면 다시 공사를 진행하기 그나마 수월할 테니 지불 계획은 잘 지키는 것이 좋다.


4. 이웃들에게 하는 인사는 돈보다 귀한 것을 벌게 된다. 공사 전에 이웃에 과반 이상의 동의서를 받는다. 동의서를 받는 것은 인테리어 공사에 필요한 법적 절차이지만 실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인테리어 공사는 꽤 긴 기간 동안 많은 소음과 먼지 등 불편함을 수반한다. 앞으로 살면서 마주칠 이웃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이유다. 셀프인테리어를 준비하다가 카페에서 게시물을 읽다가 이웃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사에서 발생하는 여러 불편함을 겪을 것을 미리 사과하고 너른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기를 부탁하는 의미였다. 세 번째 공사를 하면서 겨우 이런 것을 알게 됐다. 이전엔 옆집, 위아랫집 정도만 인사드렸었는데 나도 다른 집 공사를 겪어보니 가까운 집만 불편한 것은 아니었다. 과거 나의 이웃들께 죄송한 마음까지 담아 집집마다 쓰레기봉투와 마스크를(코로나시절이었다) 담고 쪽지를 써서 문고리에 걸어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하면서 어떤 이웃에서 민원이 들어와 공사가 조금 지연되기도 했다. 심하면 중단되기도 한다는데 그렇게까지 되지 않아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잘 이해해 주셨다. 입주 후에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마주칠 때마다 감사하다 죄송했다 인사드렸다. 그때 걸어놓은 작은 선물을 언급하시며 오래된 집이니 당연히 공사한다며 위로해 주시고 환영해 주셨다. 별거 아닌 것이었지만 여러 공간을 공유할 이웃분들께 미리 인사를 드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5. 가장 챙겨야 하는 것은, 아무래도 정신이다. 공사 전에는 보통 -급으로 금액을 체크해서 비용을 계산한다. 특별히 정한 것이 없다면 공사를 하면서 변경될 수 있다는 여지의 표현이다. 예를 들어 벽지를 합지급에서 계산했는데 실크벽지를 한다면 비용이 추가된다. 애초에 워낙 큰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고 길게 보고 하는 공사라 중간에 자재를 고르다 보면 ‘에이, 20만 원 50만 원 추가된다고 금액에 큰 변화가 있나, 여기서 한참 살 건데 이왕이면 좋은 거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그러다 보면 추가비용은 50만 원이 아니라 500만 원, 1000만 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살면서 내내 눈에 밟힐 것 같은 것은 비용을 막론하고 해야 한다. 이거야말로 큰 비용을 부담했는데도 그 비용이 고스란히 불만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살다 보면 크게 차이가 없고 그때 내가 그걸 왜 고집했는지 하는 것들이 많다. 물론 예산이 아주 넉넉하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테니 그런 경우는 예외다. 공사 전에 자세히 정할 수 있다면 좋고 공사 전에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했다면 공사 중에 추가되는 비용이나 변경되는 사항에는 엄격한 것이 후회가 적은 것 같다.

보태보태병 아시나요. 모닝사러 갔다가 람보르기니 사게 되니 조심하세요!



이전 15화 인테리어 3번 하고 느낀 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