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광고냐고요? 광고가 매우 인상 깊긴 했지만 그건 아니에요. 글을 진심으로 짓습니다, 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아파트도 짓고 글도 짓고. 참 다른 대상인데 같은 동사를 쓰는 것이 재밌다고 느껴졌습니다. 짓다, 라는 동사가 흥미로워진김에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재료를 들여 만들다'는 뜻이었어요. 농사를 짓고, 무리를 짓고, 미소를 짓고, 이름을 짓고, 마무리를 짓다까지. 쓰임이 어마어마 하더라고요. 생각보다 더 많은 곳에서 쓰이는 동사였어요.
글을 짓는데는 어떤 재료가 필요할까요? 글감이 필요하겠죠. 경험, 감상, 자료 등등이 글감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어떤 글을 지을 수 있을까요. 글의 종류도 여럿입니다. 경험과 감상이 들어가면 감상문, 자료가 들어가면 설명문이려나요? 받는 사람이 있으면 편지글이 되고 허구의 사실이 들어가면 소설이 되겠죠. 나는 지금 어떤 글을 짓고 있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글과 글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나 따져보니 글과 글쓰기에 대한 감상을 쓰는 것에 더 가깝다고 느껴지더라고요. 감상만 가지고 누군가를 설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가 막히게 마음을 표현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필력이 있다면요. 하지만 아직 그 정도가 아니라면 더 무엇을 담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거기에 진심을 담아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글 제목을 '진심을 짓습니다'라고 한 이유입니다. 글을 짓고 그 힘으로 무너진 마음을 지으셨으면 합니다. 글을 짓고 그 경험으로 미소를 지었으면 합니다.
저는 글 쓰고 싶다고 생각은 진작부터 했지만, 그 생각을 실행하기까지는 한참이 걸렸습니다. 본격적으로 글 쓰는 것은 두렵다,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생활에서 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침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남편에게 안부를 묻는 글을 씁니다. 학기 초에 아이에 대한 글을 담임 선생님께 씁니다. 회사에서 잘못하면 사건에 대한 경위를 글로 씁니다. 심지어 요즘에는 고객센터가 전화 연결이 어려워 이메일 상담이나 채팅 상담으로 많이 넘어가더라고요. 내가 궁금한 점, 필요한 것을 적어야 합니다.
학교에 처음 현장 체험 신청서를 쓸 때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어려워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이 많은지 그에 대한 글도 있고 친절하게 예시도 올려져 있더라고요. 학교에서 어쩌다 맡은 반대표 역할 때문에 단체 메시지를 쓰는데, 한참 동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몇 번 반복하다 보니 금세 익숙해지더라고요. 여전히 어려운 것도 있지만요. 짧든 길든 우리는 항상 글을 써왔다고 생각하세요. 처음 글 쓰기 시작하시는 것이 아니니 걱정을 덜고 글 쓰기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망설이고 주저하면서 시작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줄여드리고 싶어 브런치 북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 쓰기 시작해 보세요! 어렵지 않아요!
+글쓰기 팁
글쓰기가 어려울 때는 리뷰를 정성스럽게 써보면 어떨까요? 요즘 상품 리뷰를 쓰면 적립금을 많이 주잖아요. 좋아요, 추천해요. 이런 것도 좋지만 써 보니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사람에게 이 상품을 추천하는지 조금 자세히 써보는 거죠. 아이가 산 그림책이나 아이 문제집에 관해서도 써보는 거예요. 아이의 반응이 어땠는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지요. 그렇게 조금씩 쓰다 보면 어느새 한 줄, 두 줄 늘어난 리뷰를 쓰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글쓰기 강의에서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무엇을' 써야 하느냐고. 쓰고 싶은 게 마땅치 않을 땐 그 대상이 무엇이든 좋으니, 그에 대한 리뷰를 써보라고 권한다. 『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 손화신.
또 다른 짧은 글쓰기를 해보고 싶으시다면 라디오에 사연 보내기도 추천합니다. 100원의 유료 문자로 시작하는 겁니다. 정해진 글자 수 안에서 나의 사연과 신청곡까지 보내기는 쉽지 않으실 거예요. 보통 글을 늘이는 것보다 줄이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잖아요. 조금 더 길게 이야기해 보고 싶으시면 홈페이지에 사연 게시판도 있어요. 짧던 길던 내 사연이 당첨되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곳에는 순발력과 재치가 만점인 숨은 글쓰기 고수들이 가득하거든요. 같은 이야기도 어떤 순서로 써야 맛깔난지, 어떤 단어를 선택하면 눈에 띄는지 마치 학원이라도 다니신 듯 하더라고그요.
리뷰 쓰고, 사연 보내면서 적립금이 쌓이고 커피 쿠폰도 쌓이다 보면 어느새 글쓰기 실력도 쌓여있을 거예요. 나중에 글 쓰시면서 느끼실 거예요. 리뷰 쓰기, 사연 쓰기가 꽤 괜찮은 글쓰기 연습이었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