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없이 글 쓰는 마법을 소개합니다
글이 잘 안 써질 때
"요즘 뭐 하고 지내?"
"글 쓰기 시작했는데, 진짜 좋아. 글 한번 써볼래?"
다짜고짜 만나는 사람마다 글 쓰라고 권하는 것은 좀 이상한가요? 글쓰기가 정말 좋아서 제 주변 사람들이 모두 글 써봤으면 해서 자꾸만 마음이 앞섭니다. 사람들을 만나면 안부 묻기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글쓰기 얘기를 꺼낼 수 있으려나 해서요. 모든 사람이 글쓰기에 관심 두지 않는 것을 알지만 모두가 한 번쯤은 써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몇 번 써보다가 그만두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아예 안 써보는 것은 너무 아쉬워서요. 물론 글 쓴 지 얼마 안 된 경력 짧은 사람의 이야기라 조금 면구스럽기는 합니다. 그래도 용기 낸 이유는 초보의 이야기가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글쓰기 입문을 망설이는 분들 혹은 더 나아가 관심 없던 분들이 입문을 망설이게 만들고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브런치에 글 쓰는 것은 주제가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평소 관심 있던 것, 최근에 생각해 본 것들을 골라 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쓸 말이 있는 편입니다. 비교적 술술 써지는 것이지요. 내용이 깊이가 있고 글의 짜임이 훌륭한 것과는 다른 문제지만 말입니다. 일기를 쓰거나 편지를 쓰는 것은 더 쉬울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나 쓰는 목적이 분명할 때 보통 쓰게 되는 글이니까요. 이렇게 쉽게 써지는 글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글이 있습니다. 글쓰기 프로그램에 여럿 참여하다 보니 정해진 주제로 글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보통은 나 혹은 일상에 연관된 주제입니다. 논술 학원에서 주는 정치, 사회, 경제와 관련된 심도 있는 주제는 아니지만 평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할 말이 없어 몇 줄 적다 말고 노트북 자판에 손을 올려두고 멍하니 벽을 바라봅니다. 미간에 손을 올리며 머리를 굴려보아도 늘어나는 것은 겨우 한두 줄 뿐입니다. 그런 경험을 반복해서 하다 보니 저만의 방법을 찾았습니다. 꽤 효과 있었던 방법이라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일명 '암필'입니다. 그게 뭐냐고요? 처음 들으셨을 거예요. 명확하게 설명할 단어가 없을까 고민하는데 영 떠오르지 않아서 제가 만들어 봤습니다. 암산, 암송처럼 '속으로 쓰기'라는 뜻으로 억지를 보태 '암필'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어떻게 속으로 쓰냐면요, 자려고 누워서 생각하면서 글을 쓰기도 하고요, 혼자 산책하며 머릿속으로 쓰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참신한 제목과 표현이 생각나기도 하더라고요. 몇 번 해보니 잘 통하는 것 같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글쓰기 주제를 보고 잠자리에 드는 거죠. 어떤 식으로 글을 써야 하나 고민하다 보면 여러 아이디어가 생각납니다. 마음에 드는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도 마인드맵 형식으로 생각을 발전시키고 무의식의 나에게 부탁하는 마음으로 잠에 드는 거죠. 진짜로 꿈속에서 고민이라도 한 것인지 전날만 해도 앞이 깜깜하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는데 아침이 되니 훨씬 수월하게 글이 써지더라고요. 산책도 비슷합니다. 출발 전에 주제를 확인합니다. 꼭 골똘히 생각하지 않아도 걷다 보면 번뜩하고 떠오를 때가 있어요.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들, 간판들이 머릿속에 입력되어 열심히 공정과정에 돌입합니다. 미리 입력한 주제와 이어지며 나의 글로 나올 준비를 합니다. 새파란 하늘, 부쩍 서늘해진 공기, 가을꽃과 나무들이 가득한 풍경에 낯선 감각이 깨어나며 새로운 표현이 머릿속에서 돋아나기도 합니다.
쉬이 글이 써지지 않아도 컴퓨터 앞에서 자판과, 책상에서 노트와 씨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정석일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여러 책에서 엉덩이힘과 등 근육으로 글 쓰는 거라는 이야기도 읽었으니까요. 글쓰기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분명 필요한 힘이겠지요. 다만 제가 오늘 이야기하는 방법은 초보에서 그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것입니다. 이제 막 헬스장에 등록했는데 바로 10킬로, 20킬로 바벨을 끼우고 운동할 수 없는 것과 같죠. 제가 공유하고 싶은 것들은 막 헬스장에 등록한 사람이 헬스장에 발 끊지 않고 다니며 다음에 또 등록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는 헬스장이 뭐 하는 곳인지 흥미를 불러일으키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근육을 키우려면 어떤 식단을 하는 것이 좋은지, 어떤 기구를 이용하면 어디 근육이 키워지는지를 알기 전에 근육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저는 글쓰기 초보지만 글을 계속 쓰고 싶고 다음 단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거든요. 이런 마음을 함께 느끼고 모두 손잡고 글 쓰며 나아가고 싶습니다!
+글쓰기 팁
사람들의 반응을 수집하세요. 그러려면 공개적으로 글 써야 합니다. 지난번에는 지인에게 알리지 말라고 하더니 공개적으로 글을 쓰라고요? 네, 맞습니다. 저는 글 써보고 싶었을 때,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노트북에 써 놓기도 하고, 사용하는 SNS에 비공개로 글을 쓰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지속하기가 어렵더라고요. (물론 저의 약한 의지 때문입니다) 그런데 브런치에는 계속 쓰고 있습니다. 부족하기는 하지만 이전의 저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많이, 그리고 오래 쓰고 있습니다. 어떤 연유일까 생각해 보면 연재라는 강제적인 형식도 한몫했지만 '댓글'의 힘도 컸습니다. 댓글로 응원과 위로를 받고 '또 써야겠구나' 하는 마음도 생기는 것 같아요. 마치 초등학교 때 일기장 검사에 담임 선생님이 써 주시던 멘트처럼요. 글쓰기 자존감을 키운다고 느껴집니다. 글쓰기 자존감을 높이면 스스로 글 쓰는 힘이 생기겠지요. 브런치는 물론이고 각종 SNS뿐만이 아니라 온라인 서점, 전자북플랫폼에서도 공개적으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어디서든 마음에 드는 곳으로 도전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