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전하는 새로운 시작

by 재아

아직 쌀쌀한 바람이 뺨을 스치는 이른 봄날,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네는 개나리. 앙상한 가지 끝에 노란 꽃송이들이 하나둘 터져 나오는 모습은 언제 봐도 경이롭습니다.


마치 긴 잠에서 깨어난 아이가 눈을 비비며 세상을 처음 바라보는 것처럼, 개나리는 놀란 듯한 표정으로 봄을 맞이합니다. 개나리 역시 매년 봄마다 세상과 첫 만남이니까요.


바람이 어둠을 가로질러 우리의 이름을 부를 때가 있습니다. 그 목소리는 때로 어머니의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오랜 친구의 것이기도 하며, 때로는 우리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것이기도 하지요.


"이제 시작해도 괜찮다"고, "용기를 내봐도 좋다"고 속삭이는 그 부름. 우리는 그 앞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생각해 보면, 삶의 매 순간이 어떤 곳으로의 입학이 아닐까요.


처음 직장에 출근하는 날, 낯선 도시로 이사를 가는 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날,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는 날. 우리는 끊임없이 어딘가에 입학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론 준비되지 않은 채로, 때론 두려움을 안고서도.


이 모든 입학의 순간 앞에서, 우리의 눈이 반짝이기를 바랍니다.


개나리가 매년 봄마다 놀란 표정으로 꽃을 피워내듯이, 우리도 매번 새로운 시작 앞에서 설렘을 잃지 않기를. 나이가 들어도, 실패를 겪어도, 상처를 입어도. 여전히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봄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개나리가 노란 미소를 터뜨릴 때마다, 우리는 다시 한번 입학생이 됩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용감해진 마음으로, 오늘보다 조금 더 넓어진 가슴으로, 내일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가는 영원한 입학생 말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우리는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새로운 시작이라고.


가장 눈부신 오늘이라고.


때론 시 같은 문장으로, 때론 과한 설명으로 글을 적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 한 분이라도 잠시 마음이 머물렀다면, 그것만으로도 글 쓰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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